“해외봉사 30년…빈곤국 우물 파고 학교 지었죠”

2024-11-11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외국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 해외에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습니다. 태평양아시아협회는 대한민국과 태평양·아시아, 그리고 세계를 위해 봉사하며 새로운 미래와 문명을 열어가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그런 꿈과 이상을 확대해나갈 청년과 세계 시민을 응원하며 함께 하겠습니다.”

김범수(사진) 사단법인 태평양아시아협회 회장이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평양·아시아 지역이 중심이 돼 펼쳐질 새로운 문명의 흐름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적 역할을 자각해야 한다”면서 “차세대 리더인 청년들이 중심이 돼 자유·번영과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1994년 ‘태평양·아시아는 영원한 이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김상철 전 서울시장과 이동원 전 외교부 장관, 류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등이 중심이 돼 창설됐다. 당시 이들은 태평양·아시아 지역이 21세기 새로운 문명 창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상생 공영의 지역 공동체적 가치 구현과 차세대 글로벌 리더 양성 등을 창설 목표로 삼았다. 협회에서 해외 봉사 활동을 펼치는 청년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다.

김 회장은 협회와 인연이 길다. 창설 이후 협회에서 청년으로 봉사 활동에 참여했고 2008년에는 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3월 회장으로 취임해 협회를 이끌게 됐다.

김 회장은 “지난 30여 년간 1만 1000여 명의 대학생 봉사단을 해외 20여 개국에 파견해 우물 파기, 학교 짓기, 교육 등의 활동을 해왔다”며 “또 해외 대학생과 교직원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국내 해외 노동자 및 이주민들을 초대해 격려하는 등 활발한 민간 교류 협력을 해왔다”고 협회 활동을 설명했다.

그는 협회의 활동과 관련해 우리가 여유로워지기 전부터 해외 봉사 활동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해외 봉사 활동 기구로 잘 알려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1991년 설립됐고 3년 후 협회가 생겨났다.

김 회장은 “1990년대 초반은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지 얼마 안 됐을 때이고 우리가 경제적으로 지금처럼 풍요롭지 않아 외국에 나가는 게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며 “협회는 KOICA와 함께 그때부터 해외 봉사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저개발 국가에 청년을 파견해 그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한편 국위 선양을 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그동안 꾸준히 활동 범위를 확장해왔다. 기존에는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최근에는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봉사 활동 지역을 넓혔다. 김 회장에게 남은 숙제 중 하나는 북한으로의 진출이다. 아직 북한과의 교류는 없지만 협회가 마지막에 손을 뻗칠 땅 끝이 북한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활동 목표를 보면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 설립 정신을 이해하고 계승·발전하는 것, 둘째, 과거 도움을 받았던 우리가 이제는 해외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세 번째로 우리의 교육·협력 및 봉사 정신을 보여줄 마지막 땅이 북한인데 하루 빨리 북한과 교류가 이뤄져 우리 청년들이 북한 청년들에게 새로운 삶의 가치를 심어주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청년들이 협회 활동을 통해 세계시민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고 협회가 그 첫걸음이 돼주고자 한다고 했다.

“이달 1일 국회도서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 및 국제 교류 행사를 열어 협회의 창립 정신을 되새겼습니다. 청년들이 세계로 진출해 해외 청년들을 돕고 교류하면 생각과 견문이 넓어지고 세계시민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우리가 부족하게 살았을 때 외국의 나눔으로 성장해왔는데 이제 우리가 나눔을 저개발 국가에 적극 펼쳐야 할 때입니다. 이게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며 청년들에게는 인생에서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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