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진기록을 세웠다. 한 경기에서 개인 통산 1호 홀드를 기록한 투수가 4명이나 나왔다. 이전까진 3명이 최다였다. 필승조 역할을 한 투수 전원이 ‘새 얼굴’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보는 이에 따라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기록일 수 있다. 하지만 젊은 불펜 투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NC에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NC는 이날 5-2로 앞선 6회말 선발 라일리 톰슨이 1사 2루에서 김선빈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추격을 허용하자 사이드암 김민규(23)를 바로 붙였다. 지난해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한 김민규는 이호준 NC 감독이 올시즌 주목하는 젊은 불펜 투수 중 한 명이다. 위기 상황에 등판한 김민규는 앞서 홈런을 친 이우성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한준수까지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민규는 대타 박재현을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박찬호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 감독은 좌타자 최원준에 맞춰 현재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유일한 좌완 불펜 김태현(27)을 올렸다. 김영규, 임정호 등 주요 좌완 불펜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빠져 책임이 막중한 김태현은 최원준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제 몫을 했다.


이어진 2사 3루 나성범 타석에선 손주환(23)이 등판했다. 지난해 대졸 신인 손주환의 2024시즌 성적은 4경기 평균자책 9.82에 그쳤다. 이 감독은 “손주환은 캠프도 못 갔는데, C팀(2군)에서 좋다고 추천했다”며 “크게 기대 안 하고 올렸는데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진다”고 칭찬했다. 손주환은 나성범을 3루수 뜬공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다음 투수는 이 감독이 올시즌 필승조로 쓰겠다고 공언한 전사민(26)이었다. 이 감독은 전날 KIA전에서 2-1로 앞선 8회 등판해 0.1이닝 4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진 전사민을 승부처에서 다시 한번 믿고 기용했다. 전사민은 패트릭 위즈덤과 최형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선빈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1이닝을 막았다.
2점 차 리드가 계속된 9회에는 NC 새 마무리 류진욱이 등판했다. 이 감독은 “구속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직구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투수는 류진욱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진욱은 1사에서 한준수에게 추격 솔로포를 얻어맞았지만, 김규성과 박찬호를 상대로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류진욱은 2021년 8월27일 창원 두산전 이후 1304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NC는 2025시즌 개막 전 대다수 전문가로부터 ‘5강 밖’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원진 뎁스가 얇다는 것도 NC를 하위권으로 예측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실제로 NC는 KIA와 개막전에서 불펜이 무너지며 역전패했다. 동시에 5-4, 1점 차 시즌 첫 승리를 지킨 것도 약체로 평가받는 그 불펜이었다.
스경X현장
- 선수가 감독에게 ‘축하 물세례’, KIA 잡은 NC 분위기↑…이호준 “감독 첫승 아닌, 우리의 첫승”
- 잠실에 펼쳐진 ‘홈런 폭죽’···LG, 개막 2연전 홈런 7개 대승
이 감독은 “작년 삼성 젊은 타자들(김영웅 등)이 물음표를 지워내고 좋은 활약을 했듯, 우리는 투수 쪽에서 그런 선수들이 많게는 3명 적게는 1~2명 나와주길 바란다”며 “젊은 투수들이 좋은 피칭을 해주면 우리 중간이 반대로 강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장 박민우는 “김영규는 부상이고, 김시훈은 2군에 있다. 새로운 선수들이 필승조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며 “멘털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막을 것 같다. 다음 경기도 힘내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