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계엄 관련 뉴스를 한 방에 풀어드립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대한민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데 가짜뉴스도 섞여있습니다. [계엄정국 타임라인]이 매일 발생한 주요 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드립니다. 꼭 필요한 인사이트도 함께 제공합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이슈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매일 오후 [타임라인]을 찾아주세요.
차가운 공기가 뺨을 할퀴듯 차갑게 느껴진 13일 아침. 국회의사당 앞엔 짧은 머리에 갈색 패딩을 입은 한 남성이 커다란 피켓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하얀 얼굴은 쌀쌀한 바람에 쓸려나간 듯 더욱 창백해 보였고, 커다란 안경은 몸 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날숨으로 하얗게 김이 서렸습니다.
이 사람은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입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 표결에서 국민의힘이 전원 퇴장키로 당론을 정했을 때 다시 돌아와 투표했었죠. 당시 그는 “헌정 질서를 유린한 대통령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역구인 울산에서 이날 이후로 문자 폭탄과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갈색 패딩은 지난 4일 비상계엄 해제 표결 때 입었던 옷입니다. “그날의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서였다”고 하죠. 그의 탄핵 투표 후 당내에선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12일 한동훈 대표의 탄핵 찬성 발언과 변명으로 일관한 대통령의 담화, 그리고 친윤 권성동 원내대표 당선까지 여당의 시계는 급박하게 흘러갔습니다.
특히 이날 밤 한 대표가 소집한 윤리위원회는 초유의 대통령 제명안을 놓고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이 가운데 13일 아침 중앙일보에는 ‘이재명 무죄 준 판사도 체포 대상이었다’(1면)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전날 밤 조지호 경찰청장이 “체포 명단에 김동현 판사가 있었다”고 진술한 겁니다.
이 기사로 사법부와 국회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신속히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사법권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침해”라며 “법치국가에서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법원 내부망(코트넷)에선 “윤석열은 사죄하라”며 일선 판사들의 분노가 들끓었고요.
더불어민주당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입법·사법·행정권을 다 장악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뒤이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는 “국민을 향해 광기의 ‘선전포고’를 감행하고 추한 거짓말로 범죄를 덮으려 했다”며 “탄핵만이 혼란을 종식시킬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한 것은 이날 정오를 넘어서면서였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한 방송인 김어준씨가 “계엄 당시 '한동훈을 사살한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힌 것입니다. 가뜩이나 친윤과 친한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동훈 사살’ 주장은 여당을 더 큰 혼란으로 빠뜨렸습니다.
물론 김씨 주장의 진위는 아직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이 며칠 뒤면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아예 무시만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둔 국민의힘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계엄정국 타임라인]이 복잡한 현재 상황을 정리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