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쇄신' 식음료로 번지나...'시장공략 실패' 제주소주 분할

2024-06-28

신세계엘앤비, 제주소주 물적분할 결정

외부투자 유치·지분매각 등 다방면 검토

신세계엘앤비 제조 분리하며 유통에 초점

소주사업 사실상 철수 수순 밟을 듯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마트 자회사로 흡수합병되며 사라졌던 제주소주가 다시 부활한다. 신세계그룹이 성과가 미미했던 소주 사업을 물적분할하며 경쟁력 제고 방안을 찾기로 해서다. 외부 투자 유치나 지분 매각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신세계그룹이 소주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도 열렸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엘앤비(신세계L&B)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제주소주 분할을 결정했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신세계엘앤비가 제주소주 지분 100%를 보유한다. 분할기일은 오는 8월 6일이다.

신세계엘앤비는 "주류 생산, 제조, 유통, 판매를 위한 생산시설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분리해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엘앤비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로 와인 등 주류수출입업을 주로 하고 있다. 제주소주(옛 제주올레소주)는 지난 2016년 이마트에 인수된 후 신세계엘앤비에 흡수합병된 바 있다. 이마트가 190억원을 들여 소주사업에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유통과 제조 업무의 시너지가 크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제주소주는 '푸른밤' 소주 등을 출시해 반짝 호응을 얻기도 했고 지난해 이벤트성으로 '킹소주24'를 출시했으나 지금은 뚜렷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 않다. 특히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대형 주류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지역 소주 기업들은 하나같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소주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며 활로를 뚫지 못했다.

신세계엘앤비는 결국 회사를 분리해 자체적으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찾기로 했다. 신세계엘앤비는 "제주소주는 핵심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외부 투자유치와 지분 매각, 전략적 사업 제휴, 기술 협력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엘앤비가 공식적으로 외부 투자유치와 지분 매각을 거론한 만큼 신세계그룹이 소주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세계그룹이 위기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본업인 이마트를 비롯해 건설, 이커머스 계열사에 이어 식음사업 계열사로 개편 작업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신세계그룹은 내달 1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인력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은 진행한 바 있다. 실적이 부진한 신세계건설과 G마켓, SSG닷컴은 차례로 경영진이 교체됐다. 경영진 교체와 함께 조직 개편 등 체질 개선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엘앤비는 흑자를 내고 있으나 전년 대비 실적은 하락세다. 지난해 매출 1806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5%, 41.6% 하락한 수치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외부 투자 유치나 지분 매각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쟁력 제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그룹 차원의 쇄신 작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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