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우리은행이 '아시아 1등' 글로벌 금융사를 목표로 해외 수익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지만, 목표에서 더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 실적이 오히려 후퇴한 점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1545억원으로 전년 동기(1843억원) 대비 16.1%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미주·유럽 등 주요 지역에 11개 해외법인을 두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해왔다. 이중 동남아 3국(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 전체 글로벌 순이익의 절반(올 3분기 기준 49.15%)을 차지하며, 우리은행 해외사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국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며 2017년 782억원에 그쳤던 해외법인 순이익을 2022년에는 2822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2022년 이후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되며, 2023년에는 2279억원, 올 3분기에는 154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로는 중국과 캄보디아 법인의 부진 여파가 가장 컸다. 중국우리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6억원으로 전년(322억원) 대비 54.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 우리은행은 -11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캄보디아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만해도 23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베트남우리은행도 올 3분기 459억원, 4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0%, 2.9% 감소한 수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의 경우는 특히 경제 상황에 따라 영업 환경이 좌지우지된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많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오는 2030년까지 해외법인 수익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글로벌 중장기 사업 계획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소규모법인 인수 등을 통한 신규시장 진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단계별 진출·성장 ▲현지 리딩뱅크 도약 등 세가지 단계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동남아 3대 법인 집중 육성과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영업 강화 두가지 전략도 제시했다.
우리은행이 밝힌 목표 달성을 위해선 해외법인 순이익 규모를 4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우리은행 순이익이 2조5243억원으로 해외법인 순이익(1545억원)에서 6310억원까지 늘려야 달성할 수 있는 비중이다.
우리은행은 이익 창출력이 높은 동남아 3대 법인을 세컨드 홈으로 설정, 집중 투자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에 5억달러(약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이를 통해 현지 금융 규모를 확대하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각각 현지 Top10, 외국계 리딩뱅크, 현지 Top5 은행 진입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세웠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증권·보험업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법인은 미 전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상사 여신과 우량IB를 강화하며, 유럽도 영업망을 이용해 IB·지상사·현지기업 영업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