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피부 노화 및 특징을 측정하고 맞춤형 뷰티를 추천하는 시대가 열렸다. 얼굴·피부 데이터 정밀 분석과 맞춤형 화장품 추천·개발까지 'K뷰티 테크' 혁신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자사 AI 개발에 속도를 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AI 기반 피부 자극 자동 진단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 기술은 '더마(Derma)'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용되며, 민감·아크네·트러블케어 진단은 물론 두피·입술까지 확장 적용된다. 슬로우에이징, 브라이트닝, 아크네 등 글로벌 소비자 피부 고민을 AI 진단에 반영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확장 중이다.
향후 효능 원료 발굴, 제형 개발, 안전성 평가, 맞춤형 평가, 가상 메이크업 기반 추천 등에도 적용하며 글로벌 경쟁 우위를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한국콜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초개인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 맞춤형 진단장비 '카이옴(CAIOME)'은 펜 모양 광학 디바이스와 앱을 연동해 피부 상재균을 분석하고 AI로 피부 상태를 종합 진단한다.
분석 데이터는 빅데이터로 축적돼 여드름·탈모·미백 등 기능성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개발로 이어진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개인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개인화 맞춤형 화장품과 관리 솔루션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코스맥스는 AI로 화장품 개발 속도와 정밀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주관적 언어로 표현되는 제품의 사용감 및 피드백 등을 객관적 수치로 변환함으로써 제품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인다.
회사는 2023년 숙명여대와 함께 '텍스처 표준 측정'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머신러닝을 통해 발림성을 자동으로 수치화하는 기능으로, 바르지 않고도 화장품의 사용감을 예측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딥러닝을 적용한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육안으로 색상을 맞춰오던 조색 단계를 AI를 통해 효율화했다.
최근에는 아트랩 인수를 통해 AI 피부 진단 및 맞춤형 솔루션도 확보했다. 휴대폰 앱을 활용해 30종 이상의 피부 질환을 감별할 수 있으며, 서울대병원 등과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신뢰도를 높였다.
트위닛은 AI 퍼스널컬러 분석 및 피부 노화도를 측정하는 기기를 개발했다. 강점은 △매장 데이터 기반 실시간 학습 구조 △언어모델 기반 감성 인식 AI 컨설팅 △유색인종 특화 데이터셋 등이다.
추천 알고리즘은 상품별 색감, 질감, 광택, 제형 등 브랜드 고유 아이덴티티까지 정밀하게 데이터화해 고객 진단 결과와 연결한 한 후 판매 우선순위를 정렬한다. 여기에 언어모델 기반 취향 분석 AI를 결합해 사용자의 피부 상태, 미적 기준, 스타일 선호도를 분석한다. 유색인종 피부 특성, 표정, 컬러 반응 등을 정밀하게 학습한 알고리즘이 추천의 정확도를 높인다.
현재 올리브영·현대백화점·GS25 등 주요 유통사가 활용 중이다. 도입 후 이들의 평균 구매 전환율은 30% 상승했다.
업계는 AI가 뷰티 산업의 부가 기술이 아니라 제품 경쟁력과 소비자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 변화가 빠른 뷰티 시장에서 초개인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AI는 필수”라며 “정확한 피부 진단과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결국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