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김연경, 제 모습 찾은 흥국생명··· 극적인 역전승, 김연경의 은퇴 피날레까지 이제 단 한 걸음

김연경이 살아나자 흥국생명도 정규리그 1위의 위용을 되찾았다. 흥국생명이 챔피언결정전 2차전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통합우승까지 이제 단 한 걸음만 남았다.

흥국생명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홈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2(23-25 18-25 25-22 25-12 15-12)로 꺾었다. 지난 1차전에 이어 2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이제 1경기만 더 이기면 챔피언에 오른다.

경기 초반은 김연경도 흥국생명도 좋지 못했다. 1세트 흥국생명은 18-14까지 앞서 갔지만 연속 5실점 하며 뒤집혔다. 정윤주 등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고, 정관장 메가가 디그한 공이 곧장 네트를 넘어와 흥국생명 코트 빈 자리에 그대로 떨어지는 등 운도 상대 쪽으로 따랐다. 20점 고지를 넘은 이후 공방을 이어갔지만 23-23에서 상대에게 세트 포인트를 내줬고, 판정 논란 끝에 세터 이고은의 오버네트 실점으로 첫 세트를 잃었다.

2세트 역시 흥국생명은 제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훨씬 열세인 정관장보다도 발놀림이 무거웠다. 18-25로 내줬다. 김연경도 1~2 세트 이상하리 만큼 존재감이 없었다. 첫 두 세트 동안 도합 4득점에 그쳤다. 공격 성공률도 낮았고, 애초에 공격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3세트 흥국생명은 ‘셧 아웃’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정관장 주포 메가의 백어택에 계속해서 수비벽이 뚫렸다. 20-22, 2차전 패배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러나 김연경의 활약은 이때부터였다. 김연경이 퀵오픈으로 1점 차로 다시 따라 붙었고, 서브권까지 가져왔다. 김연경은 상대에 기회를 넘기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서브 차례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내리 4점을 올리며 그대로 세트를 끝냈다.

흐름을 가져온 흥국생명은 4세트부터 ‘체급 차이’를 확실히 보여줬다. 4세트 초반부터 쭉쭉 격차를 벌려나갔다. 정관장이 일찌감치 세트를 포기하고 주전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체력을 아껴 마지막 5세트에 승부를 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한번 살아난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막을 수가 없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끝내는 김연경이 5세트 최고의 활약을 했다. 상대 블로커 2명이 계속 따라붙는 데도 아랑곳 하고 스파이크를 때렸다. 족족 상대 코트에 꽂혔다. 5세트에만 공격 성공률 66.7%로 6점을 올렸다. 그걸로 경기는 흥국생명의 승리로 끝났다.

김연경은 2세트까지 4득점에 그쳤지만, 이후 3개 세트에서 상대를 맹폭하며 22점을 올렸다. 투트쿠가 팀내 최다 24득점 했다. 정관장 메가는 양팀 최다인 25점을 기록했다. 부키리치도 22득점으로 활약했지만, 경기 후반으로 가면서 부상으로 인한 한 달 공백의 여파를 드러내며 범실 15개를 기록하고 말았다.

경기 후 김연경은 3세트 상황을 돌아보며 “첫 세트부터 계속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이 3세트에 왔던 것 같다. 그 기회만 잡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놓치면 안되는 순간, 김연경은 놓치지 않았다. 이제 은퇴 피날레까지 정말로 1승만 남았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이제 대전 원정으로 향한다. 1차전 승리 후 김연경은 “인천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다. 무조건 대전에서 시리즈를 끝낸다는 각오다. 김연경은 “저희 팬들도 인천으로 돌아오는 걸 원하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대전 원정에서 마무리하겠다. 4차전, 5차전은 없다고 생각하고 3차전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