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전부터인가 집에 있으면 쿵쿵거리는 소리와 건물이 흔들거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에서 만난 60대 주민은 동네에 있는 2층짜리 건물이 무너졌다는 뉴스를 보고 이같이 말했다.

전날 오후 10시46분쯤 양덕지구대 근처에 있는 2층짜리 건물의 2층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1층에서 보면 천장이 무너진 것인데, 이 건물 1층에는 중국 과자나 식재료 등을 파는 가게와 미용실이 붙어 있었다.
2층 바닥이 무너진 곳은 이 가운데 1층 중국 식자재를 파는 가게 천장이었다.
이 가게 주인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 A씨는 사고 당시 가게 일을 보고 있다가 무너진 더미에 깔려 변을 당했다.
4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고 현장은 무너져 내린 구조물, 철근, 토사 등 건물 잔해가 어지럽게 쌓여 아수라장 같았다.
폴리스라인 밖에서 본 건물 내부는 2층 천장이 뻥 뚫려 있었다.
1층에도 쌓인 콘크리트 잔해와 엿가락처럼 구부러진 철근들을 보면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멀쩡했던 건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현장에서 만난 이 건물 1층 미용실 주인 B(70)씨는 8년 전부터 미용실을 운영했는데, 그때 A씨도 중국 식자재 마트를 운영했다고 한다.
B씨는 “오후 6시에 가게 영업을 마치고 집에 있는데 자정쯤 됐을 때 건물주한테서 ‘건물이 무너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나와 보니 우리 가게는 멀쩡했지만 옆 가게 사장이 더미에 깔려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폴리스라인 안에 마련된 책상 위에는 중국 맥주와 빵, 흰 국화꽃 한 송이가 놓여 있었다.
A씨가 평소 좋아하던 것들인데, 사고 소식을 들은 지인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두고 갔다고 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연면적 164㎡, 지상 2층 규모로 1978년 2월 준공됐다.
2층은 주택 용도로, 1층은 식품 소매점과 미용실이 들어섰다.
이 건물주는 해당 건물에 대해 정밀안전진단 대신 안전 문제로 건물 철거를 고려하고 있다.

사고가 난 건물 부근에 사는 주민들은 추가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불안에 떨고 있다.
창원시, 경찰, 소방, 국토안전관리원 등 행정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통제하고 인근 노후 건물에 대해서도 추가 붕괴 우려가 없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다량의 흙도 나왔는데, 당국은 이 흙이 천장이 무너진 2층 집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다량의 흙이 2층 바닥 붕괴와 연관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창원=글·사진 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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