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ESG경영 둔화···등급 하락 속출

2025-11-24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 기업 수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진 기업이 늘면서 등급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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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등급 기업 올해도 없음

A등급 이상 25곳→26곳으로 1곳 증가

A+ 등급 4곳→2곳으로 감소

B+~D등급 63곳 유지, D등급 19곳→22곳 증가

24일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5년 ESG 평가' 결과를 보면 제약바이오 업종 상위권 구조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최고 등급인 S등급 기업은 올해도 나오지 않았다. A등급 이상 기업은 25곳에서 26곳으로 1곳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A+ 등급 기업은 4곳에서 2곳으로 줄었다.

KCGS 등급 체계는 S, A+, A, B+, B, C, D 7단계로 구성된다. S·A+는 글로벌 수준의 경영 체계를 갖춘 기업에만 부여되며 C·D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에서 취약한 단계로 평가된다.

올해는 현대바이오랜드가 A에서 A+로 올랐지만 지난해 A+였던 동아쏘시오홀딩스·HK이노엔·클래시스는 모두 A로 떨어졌다. A등급에서도 삼양홀딩스, 콜마비앤에이치, 녹십자, 대웅제약 등이 하락했다. 반면 종근당바이오·일동제약·대원제약 등이 상승하며 A등급 기업 수는 1곳 늘어났다.

하위 등급 분포는 더 악화됐다. B+~D등급 기업 수는 지난해와 같은 63곳이나 B+는 18곳에서 15곳으로 줄었고 D등급은 19곳에서 22곳으로 증가했다. 중·하위권이 두터워진 구조다.

지배구조(G) 문제는 등급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횡령·배임, 회계처리 위반, 내부 감사 기능 미비가 드러난 기업들이 줄줄이 낮은 평가를 받았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B등급에서 올해 C등급으로 떨어졌다. 지배구조 등급이 C에서 D로 내려간 영향이다. 일양약품도 지배구조 B+에서 D로 급락하며 종합 등급이 C에서 D가 됐다. 경보제약은 지배구조 리스크가 반영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B+에 머물렀다.

KCGS는 올해 평가에서 지배구조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사회 독립성, 감사위원회 활동, 공시 투명성 등을 정밀하게 들여다본 결과, 기존 관행 수준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반면 환경(E)·사회(S) 영역의 평균 점수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산업재해 예방 체계 강화, 공급망 실사 강화 등이 여러 기업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다.

문제는 글로벌 흐름이다. 대형 제약사(빅파마)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협력사 선정 기준을 강화하면서 ESG는 단순 비재무 평가가 아니라 수주·파트너십 경쟁력 그 자체가 됐다. 내부 통제와 윤리경영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보고서 발간이나 조직 신설만으로도 형식적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운영이 핵심"이라며 "지배구조 리스크는 기업 가치에 직접적인 할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KCGS 관계자는 "지배구조 평가 기준 강화로 전체 등급 분포가 하향 이동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공시 투명성, 주주환원 등 항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평가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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