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가장 오래 산 장수인이 생을 마감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일본 오사카에 살던 다쓰미 할머니가 116세를 일기로 2024. 12월 별세했다는 소식이다. 지금 생존해 있는 최고령 노인은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로 116세 할머니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 경우 영국의 존 앨프리드 티니스우드가 112세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특이하게도 이분은 영국의 잘 알려진 건강식품이라고 여기기에는 맞지 않는 ‘피쉬엔칩스’, 즉 생선튀김에 감자칩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은 도대체 얼마나 된다고 학자들은 보고하고 있을까. 2016년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은 인구통계학적 분석을 근거로 하여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는 115세라고 네이처지에 실은 바 있다. 그 후 다른 보고에서는 인간 수명의 한계치는 120~150세라고 발표하며 이 한계치를 넘기는 사례는 없다고 했다.
학자들의 발표에 의하면 수명 결정은 유전적 요인 30%에 생활환경(운동 포함), 그리고 먹는 식품에 의해서 70%가 좌우된다고 한다. 장수인들은 대부분 ‘왜 내가 이렇게 오래 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이야기 속에 답이 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많이 움직이고, 일반적인 소박한 식사를 하는 특징을 발견할 수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는다. 또한 일부는 장수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말하면서 순전히 행운이라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무엇이든지 너무 많이 마시거나 너무 많이 먹거나 과하게 걷는 것 등도 결국 수명 단축 요인이 된다고 봤다. 공통적인 요인을 들어보면 특수한 조건은 없었고, 무리하지 않고 과하지 않게 먹으면서 많이 움직이고 낙천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장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도 한 팀을 이루어 장수마을로 알려진 시골 몇 지역에서 장수인을 면담할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이 할머니들이었으며 농사일을 계속하면서 활동하고 밥과 함께 우리 전통발효식품, 즉 된장국, 김치를 반찬으로 즐겨 드시고 술과 육류도 기회가 있을 때는 전연 개의치 않고 즐겁게 먹는다고 했다. 장수인들이라고 하여 특별한 행동이나 좋다고 알려진 음식을 선택적으로 드는 것보다는 평범한 생활 속에서 손에 닿는 단출한 식단의 식사, 그것이 공통점이었다. 어찌 보면 장수에 요건은 주어진 환경에서 무리하지 않고 자연에서 쉽게 손에 닿는 재료로 간단한 식생활을 하는 것이다. 종합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상식적인 요인에 의해서 수명이 결정되며 특별히 묘수는 없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생활과 의료수준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노인의 기준이었던 65세는 이제 청년이고 75세는 넘어야 노인 축에 든다고 하니 앞으로 과연 얼마나 평균수명이 더 늘어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인간의 한계 수명을 제시하긴 했지만 지금 같이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경향으로 보면 이런 예상을 넘어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수명이 늘어나는 경향은 세계 선진국의 보편적인 현상이고 확실한 것은 경제적 여유와 의료혜택, 그리고 자기 관리의 철저 등이 기본적인 요인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거대 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도 장수인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식생활과 생활의 여유는 공통적인 사항이다.
장수, 모두가 희망하고 바라는 기본욕구이자 평범한 진리이지만 장수가 행복을 보증하는가? 우리가 조사했던 장수마을의 장수인들은 대부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심지어 자손이 할머니 앞에서 생을 마감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장수가 꼭 각자의 행복과 연결되는가에는 의문이 든다. 적당한 때란 각자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르듯이 제각각 적당한 때 마감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을 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