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더부룩할 때는 콜라 한 잔 마시면 내려가요.”
대표적인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인 치킨을 먹을 때 함께 마시는 음료가 있다. 햄버거‧고기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탄산음료다. 마시는 순간 톡톡 튀는 탄산과 함께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탄산음료, 정말 소화에 도움이 될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위장 등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그래서 ‘소화가 잘된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소화효소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탄산음료는 소화효소 분비와 무관하다.
탄산음료는 탄산가스가 일시적으로 트림을 유발해 소화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 원리다. 실제로 소화 작용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착각인 셈이다.
오히려 탄산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설사나 복통과 같은 소화기계 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장이 약하거나 탄산에 민감한 사람은 적은 양을 마시고도 속쓰림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또 위나 식도에 가스가 많이 찰 때 탄산음료를 마시면 오히려 가스가 더 생겨 힘들어질 수 있다. 다만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상태라면 하루 한 캔 정도의 탄산음료로 당장 건강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평소 콜라를 즐겨 마셨다는 직장인 남모씨(36)는 “예전엔 콜라 1.5ℓ짜리를 사서 하루에 반 정도 마셨다”며 “치킨을 먹을 때도 그렇지만, 따뜻한 국과 함께 밥을 먹은 후에 마시면 시원하게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스트레스로 위염이 생긴 후에는 콜라를 마시면 속이 쓰린 느낌이 들어 거의 마시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소화가 잘되지 않고 음식물로 답답한 느낌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소화에 좋은 차를 마시면 더부룩해진 속을 시원하게 내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화에 좋은 차는 매실차‧생강차‧페퍼민트차‧무차‧귤피(귤껍질)차 등이 있다.
이런 방법으로도 소화가 계속되지 않는다면 소화제를 복용해야 한다. 먼저 과식했을 때는 소화에 필요한 효소를 공급해 음식물 분해를 도와줄 수 있는 ‘소화효소제’가 적절하다.
위장관기능이 떨어져 복통과 복부팽만감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위장운동개선제’가 필요하다. 위장운동개선제는 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위산이 지나치게 분비돼 속쓰림이 나타난다면 위산을 중화시키고 위장 점막 손상을 줄여줄 수 있는 ‘제산제’를 복용해야 한다. 단순한 복부팽만 증상에는 위장관 가스 배출을 도와줄 수 있는 ‘가스제거제’가 적당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맛있는 음식이라도 과식을 피하고 적당한 양으로 건강하게 즐겨야 한다”며 “더부룩한 속으로 지나치게 힘들다면 증상에 맞는 소화제를 복용하라”고 당부했다.
권나연 기자 kny0621@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