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ongmin.com/-/raw/srv-nongmin/data2/content/image/2025/02/06/.cache/512/20250206500286.jpg)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농업정책 윤곽이 드러났다. 미 농무부(USDA) 장관의 인준을 앞둔 상황에서 새 정부는 농업분야에서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를 확실히 할 것을 천명했다.
브룩 L. 롤린스 농무부 장관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이민자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미국 농업정책은 자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상원의 농업·영양·임업위원회는 롤린스 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의 존 보즈먼 농업·영양·임업위원장은 “그는 농가가 직면한 특수한 상황과 농촌의 현재 과제,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다”며 롤린스 지명자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지지를 공개 표명했다.
롤린스 지명자는 텍사스주 출신의 변호사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내 정책 책임자’를 역임했다. 트럼프 재선 국면에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대표로 활동하며 정책 수립을 도왔다.
상원에서 초당적 지지를 확보한 건 1월23일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밝힌 농업 전략이 공감대를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롤린스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향후 추진할 농업정책의 윤곽을 공개하며 농업분야의 ‘미국 우선주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미국 농산물 수출을 위해 무역 상대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농무부는 미국 농업과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핵심 임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미국 농업의 풍요로움을 위해선 국내시장과 수출시장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위해 노력하고 혁신을 방해하는 규제 제거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에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미국의 달걀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황이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A등급 대형 달걀 12개의 평균 가격은 4.15달러로 전년 대비 37% 높았다. 2022년부터 시작된 고병원성 AI 영향으로 최근까지 1억4500만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한 영향이다. 롤린스 지명자는 “가축질병 확산을 근절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물가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청문회에선 트럼프의 관세와 이민자 추방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트럼프는 멕시코·캐나다·중국 등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무기로 무역협상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서류 미비’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도 계획하고 있어 농업계의 우려가 높다.
롤린스 지명자는 “새로운 관세가 무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 등 미국 농민들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새로운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농장주들에 대한 구제 금융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정책으로 자국 농민이 내상을 입더라도 트럼프 노선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이민자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의 계획을 지지하지만 농민의 이익도 옹호하겠다”고 답했다.
미 농무부가 올 1월 발표한 ‘농장 노동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미국 내 농장 노동자의 42%는 취업 허가를 받지 않은 이민자로 구성돼 있다. 이에 CBS뉴스 등 주요 외신들은 “이민자를 추방하면 국내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수입품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청문회에서 상원 농업·영양·임업위원회의 지지를 확보한 롤린스 지명자는 임명까지 상원 본회의 표결만을 앞두고 있다. 본회의 표결은 이달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