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의 종류 알아야 ‘장수 리스크’줄인다

2025-01-21

현재 65세가 노인의 기준이다. 유래는 ‘철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1889년 사상 최초로 도입한 연금보험제도다. 프로이센-프랑스전쟁을 거쳐 독일 통일을 완성한 비스마르크가 전쟁에서 공을 세운 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인을 노동시장에서 퇴출하며 연금이라는 당근을 준 게 배경이다. 놀랍게도 당시 기대수명은 50세를 넘지 않았다. 짧은 수명 탓에 연금은 ‘그림의 떡’이었다.

지금은 수명의 증가로 ‘몇 살까지 살 것인가’가 은퇴 설계에서 중요한 가정 중 하나다. 예상 기대수명에 따라 필요한 노후 자금의 크기가 달라진다. 너무 짧게 기대수명을 예상하면 자칫 ‘장수 리스크’에 노출된다. 즉 기대수명보다 더 오래 생존해 준비한 노후 생활비가 부족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60세에 은퇴해 90세까지 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치자. 60세 시점에 마련한 5억원을 360개월로 나눈 139만원을 월 생활비로 사용했다. 90세가 되어 여전히 건강한데 자산은 거의 고갈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기대수명을 지나치게 짧게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 기대수명의 과소 추정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연금자산 준비로 장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물론 지나치게 길게 잡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후 자금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명은 신(神)만 알겠지만,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수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평균수명’을 떠올리는데 비슷한 말로 ‘기대수명’이 있다. 기대수명은, 현재의 연령별 사망 수준이 그대로 지속된다는 가정하에서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향후 몇 살까지 살 것인가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현재 ‘0세의 기대 수명’이다. 2023년 기대수명은 전체 83.5년, 남자 80.6년, 여자 86.4년이다. 전년 대비 남자는 0.7년, 여자는 0.8년 증가했다.

기대수명에 기반을 둔 은퇴설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 기술 발전 등으로 인한 수명 증가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령별 ‘기대여명’을 바탕으로 예상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기대여명이란 해당 연령의 사람이 사망할 때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기간이다. 2023년 생명표에 따르면 60세 남자의 기대여명은 23.4년, 여성은 28.2년이다. 기대수명보다 남자는 3년 정도 여자는 2년 정도 더 길다.

국민연금같이 사망할 때까지 지급을 보장하는 연금을 중심으로 은퇴 설계를 짜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보험회사의 종신연금 상품을 활용해 장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다양한 수명의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예상 수명을 합리적으로 가정하는 것이 성공적인 노후 준비의 시작이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경영학(연금금융)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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