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 찾고싶다" 이혼 1년뒤…전남편 울린 그녀의 약봉투

2025-12-31

그들은 왜 쓸쓸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묻습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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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 정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다. 의뢰인은 고인의 전 남편이었다.

두 사람은 20대 중반에 결혼하고, 그 직후 연년생으로 아이 둘을 낳아 소박하게 살았다고 했다. 지금은 30대 중·후반에 결혼하는 사람이 많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20대에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여성은 임신과 출산 때문에 젊을 때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통화하는 내내 울먹거렸던 전 남편을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말과 눈물을 동시에 쏟아냈다.

그는 한동안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고 나는 기다려줬다. 잠시 후 감정을 추스리고 진정한 전 남편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두 사람이 이혼한 지는 1년이 조금 더 됐다고 한다. 두 사람은 연애결혼을 했고, 큰 걱정 없이 아이 둘을 키우면서 살았단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무렵 고인이 이혼을 요구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어떤 부부든 부부싸움을 하고, 이들도 가끔씩 말다툼을 했지만 큰 싸움은 아니었단다.

당시 고인은 40대 중반이었다. 젊은 시절 결혼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키웠다. 그렇다고 그 시간들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더 늦기 전에 자신의 꿈을 위해 살아보고 싶은 것이었다고 했다. 이혼하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득해 보았지만 고인은 완강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곧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될 것이니 자신의 도리가 끝났다고 했단다.

20년 가까이 가족을 위해 헌신했으니 이제는 온전히 나만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이혼해 달라고 말했단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했다. 고인은 작고 낡은 아파트를 얻어서 혼자 살기 시작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꿨던 고인은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낮엔 백화점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혼자 살게 된 지 1년여 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며 자신을 위한 삶을 설계하고 꿈꿀 수 있게 됐는데도 행복하지 않았던 것일까. 꿈을 좇기에 너무 늦어버렸다고 생각하게 된 걸까. 가족과 함께했던 삶이 그리웠던 걸까. 모질게 가족들을 뒤로하고 나온 것을 후회했던 걸까. 의문에 답해줄 사람은 이미 죽고 없다.

전 남편도, 나도 한동안 한자리에 멈춰 서서 생각에 갇혀있었다. 그렇다고 생각과 의문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답해줄 이가 없기 때문이었다.

(계속)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데 꽤 많은 양의 약 봉투가 쏟아져 나왔다.

남편과 함께 살았을 때는 복용하지 않던 약이라고 했다.

"끝까지 이혼하지 말걸, 혼자 살게 하지 말걸…"

전 남편을 통곡하게 만든 아내의 약 봉투는 무엇이었을까. 40대 부부의 엇갈린 사랑,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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