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와 협업 시도·새 수익 모델 예고한 SBS·MBC
KBS는 수신료 안정화 등 과제 해결 시급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장 이후, 위축됐던 지상파도 나름의 ‘성공 문법’을 만들고, 협업을 시도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OTT 시리즈물도 잠시 주춤한 사이, 가벼운 장르물로 시청자들의 틈을 파고들거나 ‘웰메이드’ 드라마로 위상을 되새기는 모습도 보여줬다. 유연하게 변화하며 길을 찾아가는 지상파가 확실한 성과를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다.
SBS는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혀 관심을 받았다. 1월 1일부터 6년 동안 넷플릭스에 신작 드라마와 예능·교양, 구작 라이브러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다양성을 확대하고, SBS는 수익 강화, 나아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으로 여겨졌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방문신 SBS 사장도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위기 대응 전략으로 언급하며 "민영다움의 핵심은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는 것", "협업과 실용, 민영다운 혁신으로 구조화된 위기를 돌파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본부를 독립시킨 ‘스튜디오S’에 이어, 지난해 출범시킨 예능 콘텐츠 제작 전문 ‘스튜디오 프리즘’등 스튜디오 체제 개편을 언급하며 "지상파 SBS는 물론 드라마와 예능 스튜디오, PP채널, 디지털을 아우르는 통합 연결관점의 시너지 극대화 방안을 점검해 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의 흥행작 ‘무빙’을 편성하며 색다른 방식의 협업을 시도한 MBC도 ‘협업’ 등 새 시도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형준 사장은 “통합 OTT를 중심으로 전략적인 파트너십 확장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다. 특정 사업자에 귀속되는 상황보다 더 나은 조건의 유통수익을 확보해, 올 하반기부터는 3년간 본사 수익이 2024년 대비 연간 400억 이상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즈니플러스와는 규모 있는 드라마 공급 계약을 체결해 더 많은 지구촌 시청자들이 MBC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협업의 의미를 짚기도 했다.
OTT에 문을 열고, 스튜디오 체제로 수익 다변화를 꾀하며 ‘변화’하고 있지만, 남은 과제도 없지 않다. 우선 KBS는 당장 닥친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모양새다. 박장범 KBS 사장은 신년사에서 수신료 안정화를 계획하고, “내부의 진영 갈등이 극심해지는 사이 우리는 국민이 가졌던 공영방송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신뢰 회복을 강조하는 등 ‘위기’를 해결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후발주자로 나서게 된 예능 스튜디오의 성과 또한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SBS는 마술 오디션프로그램 ‘더 매직스타’를 선보이고, 이를 공연으로 연결해 IP 사업 본격화를 시도했지만, ‘더 매직스타’라는 IP 자체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튜디오의 성패는 결국 콘텐츠 확보에 있는데, 아직은 증명한 것보다 보여줘야 할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