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11월 7일 저녁 7시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전통 악기인 양금(Yanggeum)을 중심으로 한 국제 음악 잔치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 페막공연이 열렸다. 이 공연은 세계 각 나라의 양금 연주자들이 함께한 그야말로 잔치라고 해야만 했다.
맨 처음 중국 영변양금앙상블의 ‘해란강별에 풍년이 왔네’ 공연부터 펼쳐지고, 이후 덜시머로 연주한 셀리 웨이트헤드의 ‘라디우’, 역시 덜시머로 연주한 카렌 애쉬브룩의 ‘고엽’, 하크브레트로 연주한 요하네스 푸흐스의 ‘요델 전통곡과 왈츠’, 산투르로 연주한 메흐디 시아다트 ‘다스가 마후르’, 역시 산투르로 연주한 모호센 미라이 칼데 칸디의 ‘멀리서 지켜보세요’, 침발롬으로 연주한 빅토리아 헤렌차르의 ‘트란실바니아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는 여러 나라의 연주자들이 각자의 고유한 양금을 들고나와 자기들만의 공연을 해낸 것이다.
이어서 마사코 오코시의 피아노와 협연한 준토 사키무라의 참발로 협주곡 ‘헝가리안 랩소디 2번’ 연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뒤이은 윤은화 작곡 ‘흔들리는 숲’을 진미림의 가야금과 이창현의 장구 반주에 맞춰 윤은화ㆍ임은별ㆍ박주화ㆍ김채운ㆍ김수연이 한 양금 연주는 전에 자주 듣던 ‘흔들리는 숲’의 느낌이 지워지고 아주 신선한 그리고 폭발적인 감성으로 다가왔다.
이후 말레이시아 양친악단, 싱가폴의 양친악단, 대만 나비급연주단과 푸짼 민난 사범대 연합 연주단, 중국의 금현양금악단, 중국의 중국음악학원 양친악단, 중국 쇈둥양친악단, 홍콩양친협회, 중국 푸짼 샤먼 양친악단, 중국 저장예술전문대학교 양금악단, 대만 양친발전협회 등의 연주단이 나와서 각 나라 고유의 화려한 양금 음악을 연주해 주었다.
이들은 자기들 민족의 교유한 옷을 입고 연주하면서 자기만의 색채를 드러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날 공연의 정점은 역시 마지막 잔치 참가 연주자 50여 명이 모두 무대에 올라 백대웅 작곡, 윤은화 편곡의 ‘세계양금축제를 위한 아리랑’을 이건석 교수가 지휘하여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온 세계에서 참여한 양금 연주자들이 아리랑을 함께 웅장하고 화려하게 연주함으로써 하나가 되었다. 양금 합주로 이렇게 아리랑이 새롭게 태어나고 연주자들을 함께 하는 장면을 목격한 관객들은 어쩌면 행운이라 할 것이다.
아리랑 연주가 끝나고 이 잔치를 주최한 한국양금협회 윤은화 대표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여장부 같은 추진력으로 전 세계 양금 연주자들을 한데 모아 잔치를 벌이는 일이 그 어찌 어려움이 없으랴? 그렇게 폐막공연까지 해내고 보니까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정릉에서 온 박상희 씨(38) 씨는 "양금이 이렇게 온 세계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악기일 수 있음을 새삼 확인했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연주자들이 각자 고유의 옷을 입고 자기 민족의 색채를 들어내는 아름다운 연주의 밤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아리랑으로 하나 되는 것을 보면서 아리랑이 이렇게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음악일 수 있음에 뿌듯한 감정도 느꼈다."라고 말했다.
깊어 가는 가을날 우리는 서울에서 한국의 양금은 물론 헝가리의 '침발롬(cimbalom)', 영미권의 덜시머(dulcimer), 중국의 양친(揚琴) 그리고 산투르(santur) 등으로 발전한 각 나라의 양금이 민속음악과 결합하며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더해준 음악의 향연을 맘껏 즐겼다. 또한 이로써 더욱 발전하는 양금의 세계를 내다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