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디지털 전환기, 핀테크 산업은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원사는 2016년 창립 당시 107개에서 2024년 현재 524개에 이른다. 이러한 빠른 성장은 국내 핀테크 산업의 혁신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국내 시장 내 경쟁이 가열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국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은 필수적이다. 특히, 금융 접근성이 낮은 신흥 시장에서는 모바일 결제와 마이크로 대출 등 핀테크 서비스가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금융당국 역시 유망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주로 진출하는 분야는 개인 자산 관리,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 소액해외송금서비스, 그리고 보안·인증,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과 같은 기술 지원 부문이다.
특히, 한국 핀테크 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혁신성으로 해외 시장에서 크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긴타레 스카이스테 재무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한국 핀테크 서비스는 유럽에서 전혀 보지 못한 혁신성을 지니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기술력과 혁신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규제 및 문화적 차이를 철저히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현지 진출 핀테크 기업이 겪는 애로의 사례에서 보듯 국가별로 상이한 금융 규제, 개인정보 보호, 정보 보안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현지 당국과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지 법률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한 규제 준수 체계 강화와 안정적인 기술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결국 현지와의 다양한 네트워크 강화로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아시아 핀테크 얼라이언스(AFA)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FA는 아시아 14개국의 핀테크 협회가 모여 출범한 최초의 민간 핀테크 협의체로, 각국간 협력을 통해 시장 진출의 장벽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싱가포르, 대만, 일본,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각국의 규제 정보 및 시장 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AFA는 '아시아 핀테크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만큼, 핀테크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 핀테크 전문가와 국내 핀테크 기업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타운홀 미팅에서는 아시아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으며, 관련 규제 정보를 다각적으로 공유한다. 또, 아시아 핀테크 시장의 미래를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국제 포럼을 통해 다채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AFA는 아시아 시장 접근성 확보, 스타트업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핀테크 기업간 국경을 초월한 네트워킹 기회 창출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제약으로 여겨졌던 현지 정보 부족, 규제 당국과의 네트워크 부재 등의 문제를 하나씩 꾸준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특히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신흥 시장에서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모바일 결제, 마이크로 대출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는 금융 소외 계층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할 잠재력이 크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지속 가능한 금융 발전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도전이라 할 수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AFA는 앞으로도 국내 핀테크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며, 한국의 핀테크 기술과 서비스가 전 세계 디지털 금융의 역량 강화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필자〉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동국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핀테크 시장의 태동기에 전통금융권에 몸담고 있으면서 은행권 공동 오픈 API플랫폼의 구축을 주장, 이를 구현시켜 오픈뱅킹의 초석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후 핀테크 분야로 자리를 옮긴 후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소상공인간편결제추진단장,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패스 대표를 맡고 있다. 5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둔 국내 최대 핀테크 조직인 한국핀테크산업협회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