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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졸업식이 끝났다. 가족과 친지들이 축하하는 가운데 6학년 학생들은 졸업장을 수여받는 기쁨을 나누었다. 학생들은 6학년 전체 학생들이 참여하는 자축 공연, 편지 나눔 등의 시간으로 초등학교를 마무리 짓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졸업’은 규정된 학교급의 교과 과정을 무사하게 마침을 뜻한다. 몇 번의 졸업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또 다른 깊이와 넓이의 생각을 더해가고, 성장하게 될 것이다. 대학 졸업식과 같이 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이야기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학생들에게 졸업의 의미는 그 깊이가 깊다. 그러한 삶의 전환점이기에 학교에는 ‘의미 있는 졸업문화’가 필요하다.
의미 있는 졸업문화를 가져야 한다고 해서 화려한 행사를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수년 전부터 학교마다 이미 그 학교마다의 아이디어를 내서 특색 있는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다. 졸업생들이 입학부터 졸업 때까지 학교에서의 배움 사진들을 모은 성장의 6년 영상을 상영하기도 하고, 가족으로부터 깜짝 편지를 받아서 그것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는 학교도 있다. 자발적으로 선생님들이나 후배들이 축하 공연을 펼치는 곳도 있다.
IB 학교인 우리 학교 학생들은 졸업식날 각 학생이 최선을 다해 노력한 IB학습자상에 대한 표창을 수여하고 칭찬한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다른 친구들의 이해가 깊었던 학생에게는 ‘배려하는 사람’의 표창을, 호기심을 가지고 학습에 참여했던 학생에게는 ‘탐구하는 사람’의 표창을 주는 식이다. 사실 졸업식은 그 어떠한 형태로든지 아이들 개개인에게 세상에서 한 번뿐인 졸업식이기에, 학교의 문화가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학교 내 구성원들의 행사, 공동의 실천 등은 하나하나의 상호작용 속에서 학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신념을 이해하도록 만든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사회적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 자체의 상징적인 체제로 굳어지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학교문화를 학교 내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 가치와 문화의 포괄적인 조합이며, 결국 학교의 문화가 학교의 벽을 넘어서 사회로 확장될 수 있음을 말하며, 학교문화 구축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대구시교육청에서 몇 년째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학교 브랜드 사업 역시 학교문화를 중요시하는 교육청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꼭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학교 고유의 브랜드는 훌륭한 학교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다.
졸업식과 졸업 시즌에 각종 행사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거나 심지어는 강압적 뒤풀이 등 일부 탈선 행동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학생들이 왜 졸업식에서 비행을 저지르는가? 이는 단순히 들뜬 분위기나 학생들의 미성숙함만이 아니라, 건전한 졸업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일 수 있다. 학교만의 고유한 졸업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졸업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진지하게 공유하는 것이 졸업식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게 된다.
다만 그러한 학교문화를 정착하는 것은 하루 이틀로 이루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이상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선도나 순찰, 금지 등의 방법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학교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학교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우리는 어떤 가치를 생각하면서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학교 브랜딩의 작업을 더해가야 한다.
이번 졸업식에서 행복한 표정의 졸업생들과 가족들을 만났다. 중학교라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졸업생들이 마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어떤 다짐을 하고 있을지 참 궁금해졌다. 아무쪼록 아이들이 새로운 학교급에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문화를 경험하기를, 그리고 아름다운 학교문화를 지지하는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배워나갔으면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