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참석하는 밀레이 대통령
‘전기톱 개혁’으로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코리아 ETF 떨어질 때 아르헨 ETF는 급등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친(親)트럼프를 자임하며 아르헨티나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 취임이후 증시 상승률은 200%를 훌쩍 넘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대표 주가 지수인 메르발(MERVAL) 지수는 밀레이 대통령이 당선된 2023년 11월 19일(현지시간) 이후 216.9%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는 0.4% 상승에 그쳤다.
아르헨티나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Global X MSCI Argentina ETF’도 이 기간에 79.7%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iShares MSCI South Korea ETF’는 13.7% 하락했다.
아르헨티나의 과도한 물가상승률과 환율 변화를 고려하더라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아르헨티나 증시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됐다는 평가다.
애런 스턴 컨버리움캐피털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아르헨티나는 2024년의 가장 큰 승자 중 하나였다”며 “전세계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아르헨티나의 상황은 근래가 가장 유리하다”고 지난달 26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글로벌 환율 안정을 불러와 아르헨티나와 같은 비선진국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직후에는 신흥국 증시가 급락하는 경향이 있으나 취임을 기점으로 상대적 강세로 반전한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밀레이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3년 10월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자국 언론에서 연간 물가상승률이 350%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긴축 재정 정책을 펼쳐 경제 안정에 성공하고 증시 상승 효과를 크게 얻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물가 억제와 흑자 재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과감한 긴축 정책을 펼쳤다.
밀레이 대통령은 의회와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학 재정 지원 대폭 축소, 교통 보조금, 은퇴자 연금 동결, 생필품 가격통제 폐지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지난 14일 발표된 아르헨티나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 2.7%에 그쳐, 2023년 12월에 기록했던 25.5%보다 대폭 하락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지속적으로 친미, 친트럼프 행보를 보여온 인물이기도 하다.
밀레이는 대통령 선거 운동 시절 자국 통화 대신 달러를 사용하자는 ‘달러화(化) 정책(dollarization)’으로 주목받았고,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해 2월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트럼프를 만나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는 밀레이가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Make Argentina Great Again)’며 화답한 바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20일 트럼프의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