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김수형 기자]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독립 출판사 ‘무제’가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출연 후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겪고 있다. 관심이 응원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업무를 방해하는 일이 벌어진 것.
지난 16일 출판사 무제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방송 이후 도서 뒷면에 기재된 유선 전화번호로 출판사와 무관한 내용의 연락과 장난 전화들이 과도하게 이어져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한 것.출판사는 “현재 무제는 단 두 명이 운영 중이며,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반복하는 중”이라며 “장난전화로 인해 유선전화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고 알렸다. 대신 새로운 문의 전용 이메일을 개설했으며, 향후 독자 대응 전담팀 구성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정민은 지난 11일 방송된 ‘유퀴즈’에 출연해 직접 출판사를 운영하게 된 계기, 그리고 오디오북 프로젝트를 소개해 감동을 자아낸 바 있다. 시각 장애를 앓던 아버지를 위해 기획한 ‘듣는 소설’ 프로젝트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호평을 받았다. 배우 황정민, 염정아, 최양락 등 동료 배우들이 재능기부로 목소리를 보탰다는 점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좋은 일’에 쏟아진 과한 관심은 결국 독이 되고 말았다. 무관한 전화나 선을 넘는 호기심이 쏟아지면서, 작고 정직한 출판사에는 고스란히 피로로 돌아왔다. 박정민은 책 주문이 늘어난 것에는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응원이라는 이름 아래 ‘선 넘는 행동’이 반복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제 측은 “응원의 선물은 마음만 받겠다”며 “식품이나 식물류는 수시 확인이 어렵고 보관이 어려우니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팬들이 무작위로 선물과 택배를 보내는 것 역시 일종의 부담이 된 상황이다.특히 출판사 측은 “채용 계획은 없다”며 방송 이후 급증한 이력서 접수에 대해 정중히 사양 의사를 밝혔다. “둘이서 더욱 멋지고 성숙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응원은 조용히 책 한 권 사는 걸로 충분하다” “아버지를 위한 진심이 오히려 방해받는 현실이 씁쓸하다”“팬심도 좋지만, 선을 넘으면 그건 민폐다”라고 목소리를 내는 상황. 박정민의 진심이 만든 공간 ‘무제’. 진심이 더 멀리 닿기 위해서는, 응원도 ‘조금 더 조용하고 배려 있게’ 이뤄질 필요가 있어보인다./[email protected]
김수형([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