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퇴직연금, AI로 연14% 이상 불린다…“손실나면 수수료 ‘제로’”

2025-03-03

정상봉 기자(jung.sangbong@mk.co.kr),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한주형 기자(moment@mk.co.kr)

로보어드바이저로 안정성·수익률 높여

1000조 성장할 퇴직연금 시장 공략

판매·운용보수 없애 장기 수익 제고

코스닥 상장 후 해외 진출도 도전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2034년 1000조원까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 연평균 수익률 2%에 불과했던 퇴직연금을 연환산 평균 수익률 14.2%인 콴텍의 퇴직연금용 로보어드바이저(RA) 알고리즘으로 운용해 금융소비자의 수익성을 높이겠다.”

이상근 콴텍 대표이사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RA는 일반 공모펀드 수익률보다 훨씬 수익률이 좋고 안정성도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RA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의 투자 목표와 성향에 맞춰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관리하는 운용 방식이다.

이 대표는 “기존 단순 업무 생산성 향상에만 쓰이던 단계를 넘어 상품 추천과 재무 설계, 리밸런싱과 사후관리 등 자산관리(WM) 영역까지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철저히 데이터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다는 점이 RA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비이성적이고 감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투자자를 보완해 줄 수 있다.

이 대표는 “자체 개발한 위험 관리 모델을 통해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미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률을 방어한다”며 “특히 콴텍의 알고리즘은 코로나19 사태가 있던 2020년 초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하락을 24.7%포인트 방어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때는 11.9%포인트 방어에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기준 연금 가입 고객의 99.5%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콴텍은 수익률 극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를 없애고, 오직 수익이 발생할 때만 성과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도입했다.

이 대표는 “콴텍은 판매 보수와 운용 보수를 받지 않는 대신 수익이 날 때만 수수료를 받아 장기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보수 등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콴텍은 RA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알고리즘을 올려 검증받는 ‘테스트베드’에서 지난해 8월 기준 연환산 평균 수익률 8.77%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올해 2월 말 기준 퇴직연금용 알고리즘의 연환산 평균수익률은 14.2%에 이른다.

RA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미국의 경우 원금 비보장형 투자 비중이 93%로 압도적인 가운데 2020년까지 10년 동안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연평균 8.6%에 달한다”며 “이미 오래 전부터 골드만삭스와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에서 RA를 도입해 퇴직연금인 401(k)의 수익률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가 퇴직연금에 대해 RA 투자일임을 추가하는 실증 특례를 규제 샌드박스로 허용하면서 길이 열렸다.

퇴직연금의 약 90%가 원금보장형에 가입되고 리밸런싱도 진행되지 않으면서 연평균 2%의 수익률만 내자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 대표는 “노령화되는 시대에 퇴직급여 보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던 상황”이라며 “RA로 운용하게 되면 수익률 제고와 100세 시대 준비의 물꼬를 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간거래(B2B)에서 콴텍은 이미 주요 은행과 증권사 등 13곳과 협력 사업자로 선정된 상태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 자사 AI 어드바이저 솔루션을 설치해 플랫폼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미 하나증권에 콴텍의 솔루션이 채택된 상태고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등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10곳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콴텍은 내년 코스닥 상장에 도전해 해외로의 영역 확장에 나선다.

이 대표는 “베트남 BSC증권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고 홍콩 증권사와도 접촉했다”며 “최종 목표는 고객 자산 진단과 대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정상봉·정재원 기자, 사진 한주형 기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