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국 가디언지가 전 세계를 뒤덮은 한국의 문화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한국 영화 산업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과 K팝 시장에 일어나고 있는 균열을 조명하며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한국 영화계의 위기와 이면, K팝이 직면한 위기를 '거의 붕괴 직전'이라는 기사 제목으로 표현했다.
가디언은 "방탄소년단(BTS)이 세계 차트를 석권하고, 영화 '기생충' 이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고,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최고 인기작이 되는 등, 한국 대중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예술 분야 수출은 2024년 151억 8천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며 K컬처의 성과를 언급했다.
하지만만 "한국 내부에서는 한류를 일으키는 데 일조했던 두 산업, 영화와 K팝 이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생존 전략이 성공의 기반이 되었던 창의적 토대를 위협할 가능성"을 짚었다.

그 중에서도 영화관 부문의 침체를 가장 심각한 요인으로 꼽았다. 가디언은 "한국 영화와 해외 영화를 모두 포함한 관객 수는 2019년 약 2억 2600만 명에서 1억 2300만 명으로 45% 감소했으며, 박스오피스 수익은 13억 달러에서 8억 1200만 달러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투자 감소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한때 연간 40편 이상의 국내 제작 영화를 배급하던 한국 배급사들은 2025년에는 약 20편 정도만 배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쌓인 제작 물량이 소진 되고 신작 영화 제작이 충분히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2026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관계자들의 경고를 실었다.
18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명량'부터 '한산' '노량'까지 이순신 3부작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멘트도 인용했다. 가디언은 "김 감독은 지난해 국회의원들에게 영화 산업이 '거의 붕괴 직전'이라고 가장 직설적인 경고를 던졌다"고 적었다.
또 한양대학교 한국영화학과 제이슨 베처베이스 교수의 의견을 인용해 '한국 영화계의 위기를 단기적인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인 약화'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제이슨 교수는 "수년간의 수익 감소와 비용 상승으로 인해 한때 신인 감독들이 성장하고 기성 감독들이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던 중저예산 영화 제작이 줄어들었다"며, "이제 많은 인재들이 투자가 안정적이고 제작 일정이 예측 가능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함께 실었다.

가디언은 "오래도록 한국의 가장 강력한 문화 수출품 중 하나로 여겨져 온 K팝 역시 불확실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면서 K팝의 위기도 함께 짚었다.
이 매체는 "(K팝 뮤지션의)실물 앨범 판매량은 2024년에 19.5% 감소하여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면서 "1억 1520만 장에서 9270만 장으로 줄어든 이 감소세는 2025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요 기획사들은 다른 곳에서 구원의 손길을 찾았다. 글로벌 투어로 방향을 전환, 콘서트 수익이 전통적인 앨범 판매 수익을 넘어섰다"며 재편되고 있는 K팝 방향성을 언급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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