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스위프트 경제학)’.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 이름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를 합친 말이다. 스위프트가 공연하거나 방문하는 곳마다 호텔·식당·상점 등 지역경제가 들썩이며 경기 부양 효과를 낸다고 해서 생긴 신조어다.
2025년 새해에도 또 한 번 스위프트노믹스가 미국 프로풋볼(NFL)을 집어삼켰다. 미국 폭스5는 29일(한국시간) “스위프트의 영향으로 팬들은 다음 달 열리는 수퍼보울(NFL 챔피언결정전)에 예년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렌딩트리 설문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은 일인당 평균 142달러(약 20만5000원)를 수퍼보울 관련 음식·굿즈 등에 쓸 전망이다. 지난해 평균 지출액 116달러(약 16만7000원)보다 22%나 늘어난 액수다. 이번 시즌(2024시즌) 수퍼보울은 다음 달 10일 미국 뉴올리언스 시저스 수퍼돔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스위프트는 전 세계 팝 시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수퍼스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돌며 콘서트(149차례) 티켓 판매 수입으로만 20억7761만8725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였다. 누적 관객은 1016만8008명에 이른다. 스위프티(Swiftie·스위프트 팬덤)는 스위프트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는데, 그 숫자만 수만 명이다. 지난해 7월 미국 시애틀 공연 당시에는 7만명 넘는 스위프티의 발 구름 등으로 인해 규모 2.3의 지진이 기록되기도 했다.
스위프트가 NFL과 인연을 맺은 건 2023년 9월 캔자스시티 치프스 타이트 엔드(공격수) 트래비스 켈시(36)와 연인이 되면서다. 스위프트는 공개연애를 시작한 지난 시즌(2023시즌) 캔자스시티의 홈 경기를 대부분 직접 관전했다. 특히 지난해 2월 캔자스시티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수퍼보울에선 ‘세기의 러브스토리’를 연출했다. 경기 전날 밤에 지구 반대편 일본 도쿄에서 콘서트를 했던 스위프트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전용기를 타고 출발했고,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수퍼보울에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17시간의 시차와 8900㎞의 거리를 극복한 ‘사랑의 힘’이었다. 켈시는 캔자스시티를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이끈 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위프트와 뜨거운 키스로 우승을 자축했다.
스위프트와 켈시의 ‘수퍼보울 러브스토리 시즌 2’를 앞둔 팬들의 관심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분위기다. 지난해엔 수퍼보울 경기장 근처에 몰려들고 스위프트의 패션을 따라 한 게 스위프티 정도였다면, 올해는 일반인까지 수퍼보울을 앞두고 지갑을 열 태세다. 렌딩트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미국인 20%가 “NFL에 돈을 지출하는 데 스위프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중엔 스위프트 음악에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한 젠지(Z세대, 18~28세)가 39%, 밀레니얼 세대(29~44세)가 31% 등 MZ세대가 70%에 달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평균을 한참 웃도는 226달러(약 32만6000원)를 수퍼보울 관련 상품에 지출할 전망이다.
스위프트와 켈시의 ‘우승 키스’를 다시 또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수퍼보울 티켓 가격도 치솟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시저스수퍼돔(7만4295석)의 가장 비싼 50야드 라인(필드 정중앙) 좌석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5만6409달러(약 814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대회의 3만7620달러(약 5430만원·경기 당일 기준)를 크게 웃돈다. 폭스5는 “스위프트가 올해 수퍼보울 소비 트렌드를 확 바꿨다. 단순히 관심을 끄는 그치지 않고 소비 욕구를 키웠다. 올해 수퍼보울은 역대 최다 시청자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