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칼럼〉기성세대의 알파 세대 응원

2025-09-14

우리 사회는 베이비붐 세대 이전의 어르신 세대부터 베이비붐세대, X세대, MZ세대에 이어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에 태어난 알파 세대까지 다양한 특성을 가진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다. 필자의 3살짜리 손녀는 TV 리모컨은 물론, 디지털 장난감까지 조작하는데 두려움이 없다.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재롱 피우며 보살핌 속에 자라지만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인터랙티브(Interactive)한 콘텐츠에 익숙하다. 이들에게는 AI, AR/VR 기반 교육이 효과적일 것이다. 오래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교육 새물결운동'이란 책자를 만들 때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이라는 소단원명을 썼던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목표로 몰입형 앱·코딩·블록형 교육에 학습의 재미를 강조하고 시각적 자극은 필수였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성공적인 삶을 도와주는 것이다. 성공적인 삶이란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주위와 더불어 행복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삶이다. 경제적인 부의 축적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지위를 갖는 것도 성공적인 삶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궤적이 자신뿐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적성과 능력보다 지식만 주입하는 사교육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고, 사회가 구축해 놓은 평가시스템 내에서 인정받으며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지배하는 소수그룹에 속하게 된다. 과연 이들이 나보다 남을 위해,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이타적인 삶을 살아갈까? 현실 속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기서 바로 인성교육 문제가 대두된다.

어릴 때부터 교과성적 위주의 인지적 능력을 길러주는 것 못지않게 끈기, 사회성, 참을성, 배려 등 비인지적 영역을 키워야 한다. 비인지적 능력이 바로 성공적인 삶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배려와 도움의 가치를 이루는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디지털기기에 익숙하고 가상공간에서 소통과 놀이를 즐기지만, 기존의 서열주의보다는 적성과 행복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한 알파 세대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 방법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앞선 세대에서는 보고 느끼는 것이 현실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가상의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아 때로는 좌절하고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AI디지털교과서로 공부하는 세상을 살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스마트기기와의 접촉을 차단할 필요도 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이 같은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해 기자회견을 통해 16세 미만 아동의 SNS 사용 금지법을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도한 SNS 사용으로 인해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위험한 상황이라며 “SNS는 우리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회 교육위원회도 행정부를 대상으로 “16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금지 등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법적·제도적 규제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확신도 크지 않다. 다만, 그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고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학교생활에서라도 확보할 방안은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비인지적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학교가 선물로 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교육이 곧 우리의 국력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이대영 한국교과서협회 이사장 edubbang@naver.com

◆이대영 한국교과서협회 이사장 =성동고·구정고·금옥여고 등 다수 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한 데 이어,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와 학교혁신담당 팀장,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 서울특별시부교육감(교육감권한대행), 서초고등학교장, 국립공주대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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