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밀어붙인 ‘AI 디지털교과서’에 교육 현장은 ‘부정적’

2025-05-28

대구교육청이 올해 일선 학교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밀어붙인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 이 교과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대구교사노동조합·전교조 대구지부 등 지역 5개 교원단체 및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원단체 등은 대구지역 교사와 학부모,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여 AI 교과서 활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전체 응답자는 1148명이었다. 이중 교사가 680여명(약 60%) 참여했으며, 나머지는 학부모 및 학생들의 의견이었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 대부분은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 교육적 효과보다는 행정적으로 강제된 정책이라고 평했다. 이에 도입 방식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설문에 응한 교사 중 77.4%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수업시간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교사 10명 중 8명(79.1%)은 “(AI 교과서가) 맞춤학습 도구로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한 응답한 학부모의 대부분(94.8%)은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학부모의 87.6%는 “이 교과서가 학습 보조교사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대구교육청의 AI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 정책에 대한 평가(5점 만점)에서 교사는 1.18점을 매겼다. 학부모의 평균 점수는 1.08점으로 교사보다 더 박했다.

특히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컨설팅 강제 배정과 장학 시 필수 사용 안내, 디지털 원패스 100% 가입 독촉, 실적 점검 등의 조치가 있어 교사의 자율성이 침해당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교원노조 측은 전했다.

한편 서술형 방식으로도 의견을 모았는데, “교과서와 디지털교과서의 단원 순서가 달라 수업이 흐트러진다”, “학생은 화면만 보고 교사는 실적만 입력한다. 수업은 사라졌다”와 같은 답변이 많았다.

교원노조측은 학생들의 의견 중에는 “태블릿 PC를 통한 학습이 재밌긴 하지만 무엇을 배우는지 모르겠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교원노조 등은 “대구교육청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강행을 두고 교육공동체에서는 현장의 자율적 확산이 아니라, 교육청의 강제와 실적쌓기식 행정의 결과라고 인식한다는 게 드러났다”면서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교사 및 학부모, 학생도 공감하지 않는 ‘강제된 미래’일 뿐이다. 강제 도입 움직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월 대구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대구교육청이 올해 신학기를 앞두고 AI 디지털교과서 접수를 받은 결과 지역 초·중·고교 466곳 중 458곳(98.3%)이 AI 교과서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