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작업기시장 침체 지속…새로운 활로 모색

2025-02-20

작업기업계에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로 2022년 최대 매출을 찍었던 트랙터·이앙기 등 대형 농기계분야가 3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해당 기계에 부착해서 쓰는 작업기시장이 얼어붙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융자 취급 관련 작업기 판매액’은 6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30억원) 대비 16% 줄었다. 작업기 수요가 최근 5년 내 고점을 찍었던 2022년(863억원)과 견주면 29% 감소했다.

작업기업계 관계자는 “북미시장에서 ‘하비파머(hobby farmer·취미로 농사짓는 사람)’가 자취를 감추면서 국산 농기계 수출이 급감함에 따라 작업기도 연쇄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쌀값이 하락하면서 농민 구매력이 낮아져 농가에서 작업기를 교체하지 않거나 빌려서 쓰는 경향이 늘었다”고 말했다.

작업기시장 부진은 주요 업체 수치로도 드러난다. 티와이엠(TYM) 자회사인 트랙터 작업기 전문업체 루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엘에스(LS)엠트론은 지난해 국내 작업기 매출이 전년 대비 40% 상승했지만,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35%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대동의 자회사인 대동모빌리티는 지난해 작업기 매출이 739억원으로 전년(701억원) 대비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업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중소업체들은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웅진기계 관계자는 “2023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30% 이상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5% 감소했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올해에도 지속된다면 올해는 문 닫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부진의 늪을 탈출하느라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TYM 관계자는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등 수출 판로를 다변화해 매출 부진을 타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작업기 전문업체 위캔글로벌은 동남아 수출 현실화로 돌파구를 찾은 사례다. 2023년말 필리핀 정부에서 농업 현대화 사업을 진행한 54억원 규모의 입찰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회생 발판을 마련했다. 이 업체는 로터베이터 906대, 원판쟁기 900대, 로더 300대 등 트랙터용 작업기 2106대를 필리핀에 공급했다.

불스는 논농업 작업기 위주의 사업 구조를 밭농업 전용 농기계로 전환하고 있다. 불스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자주식 양파·마늘 수집기로 작업기 매출 하락을 상쇄할 수 있었다”며 “저가 중국산과 고성능 일본·미국산 사이에서 우리 제품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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