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주력 사업인 '물류 부문'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에 따라 해상 운임이 한 달 넘게 하락세를 보인 여파다. 이런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기준 1758.82포인트(p)를 기록하며 전주(1896.65p) 대비 7.3% 하락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세계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 하락은 컨테이너 운임의 감소로 풀이한다. 선주의 수익 감소로도 해석 가능하다.

운임은 올해 들어 지속 하락하는 모양새다. 계절성 요인에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다. SCFI 지수는 여름철보다 겨울철 평균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가장 높았던 시기도 7월 5일(3733.80p)이었다.
노선별로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4825달러로 전주 대비 66달러 하락했으며, 서안 노선은 3544달러로 388달러 떨어졌다. 유럽 노선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608달러로 197달러 감소했으며, 지중해 노선도 2815달러로 221달러 내렸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강경한 무역 정책을 펴면서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한 탓이 크다. 이 같은 분위기 속 화주들은 선적을 미루거나 상황을 관망하는 추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14일에는 '상호 관세'를 명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글로벌 해운·물류 업계의 불확실성은 다소 커진 상황이다. 물류를 주력 사업으로 운영 중인 삼성SDS의 향후 실적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는 지난해 연간 매출 13조8282억원, 영업이익 91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각각 4.2%, 12.7%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물류 사업 매출은 3.6% 오른 7조4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때 물류 부문은 전체 매출 대비 53.7%였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업체 삼성SDS가 물류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0년이다. 삼성SDS는 이때부터 고객사에 물품을 최적 경로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제공해 왔다. 이후 삼성SDS의 물류 사업은 1년에 항공 물류 41만톤, 선박 운송량이 101만컨테이너로, 글로벌 10위권 수준의 물동량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다만, 해당 사업은 고객에 받는 비용만큼, 항공·해상·육로 등 운임을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경기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Cello Square)' 고객사를 늘리는 데 주력 중이다. 첼로스퀘어는 견적부터 운송 요청, 정산까지 수출입 물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돕는 플랫폼이다. 현재까지 약 2만명의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SDS 관계자는 "권역별 집중 업종을 선정하고 기존 고객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며, 프로세스·시스템 연계를 기반으로 장기 계약을 맺고 고객의 물류를 운영하는 계약 물류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