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항소심· 대법 선고까지 6개월...'조희대 6‧3‧3 원칙' 지켜질까

2024-11-18

법원행정처, 선거법 '사건 처리 기한' 준수 지시

李, 공직선거법 기소 후 2년 2개월 만에 1심 결론

"추가 증인, 사정 변경 등 살펴봐야"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예고한 가운데 향후 재판 속도에 이목이 쏠린다. 법대로라면 이 대표의 항소심과 대법원 선고까지 6개월 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18일 법조계 안팎에선 이 대표 사건 항소심 심리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9월 22대 총선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선거범 판결 선고는 1심은 기소 후 6개월, 2심과 3심은 전심 후 3개월 이내 해야 한다'는 이른 바, 6·3·3 원칙 권고 취지의 공문을 각급 법원에 보냈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과 공범 재판 1심은 기소 뒤 6개월 이내,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6‧3‧3 원칙을 중시하고 있는 만큼, 최근 1년간 재판 지연이 다소 줄어들고 있는 모습도 감지된다.

다만 일각에선 사실상 이 같은 조 대법원장의 지시가 원론적 지침으로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 대표 측이 금명간 제출할 항소이유서에 포함될 추가 증인 및 사정 변경 등의 내용을 살펴봐야 실질적인 재판 속도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 지켜야 되는 기일은 불변 기일이 아니다. 또한 법원 행정상 법원장은 재판부에 재판을 빨리 해야 한다는 압박을 하지 못 한다"며 "조 대법원장의 기한 준수 지침은 원론적인 지침일 뿐이지 특정 재판을 빨리 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이 대표 측이 항소이유서에 '기존 증거가 잘못됐다', '추가적인 증거 자료가 있으니 입증을 해야 한다' 등 사실 오인 관련 내용을 어떻게 썼는지를 보면 항소심이 얼마나 진행될지 예측할 수 있다"며 "검찰 또한 일부 무죄가 나온 부분에 대해 항소할 여지가 있는데 기존에 제출하지 않았던 증거 등을 제출한다면 재판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은 물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법대로, 동시에 6·3·3 원칙대로 이 대표의 2심과 대법원 선고를 합해 6개월 내 끝난다면 내년 5월경 이 대표의 운명이 결정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재판부가 이 대표의 항소심을 집중심리로 진행한다면 2027년 대통령 선거 이전에 최종심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재판 때는 일주일에 세 차례씩 재판 날짜를 잡아서 집중심리를 했다"며 "이 대표의 사건도 검토할 자료나 증인이 많아 3개월 안에 못 끝낼 것 같다면 일주일에 두 번 내지 세 번씩 집중심리 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재판 속도가 4배에서 6배는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및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다음 대선 이전에 대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도록 재판을 장기전으로 끌고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6·3·3 원칙 조항이 강행규정이 아닌 '훈시규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탓에 사실상 사문화한 상태다.

단적으로, 이 대표의 15일 선고된 공직선거법 1심도 2022년 9월 기소된 뒤 무려 2년 2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느려터진 1심 대비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이 법대로 될지,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seo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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