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조공 이어 기부 리스트까지 공유…선한 영향력에 찬물 끼얹는 오지랖 [D:이슈]

2025-03-29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연예인 또는 유튜버들이 기부 소식을 전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SNS를 통해 이를 직접 인증하거나, 기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소식을 전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대 중인 가운데, 기부 리스트 작성을 넘어 기부를 하지 않은 스타들을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일부 네티즌들이 아쉬움을 유발하고 있다.

울산·경북·경남 지역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해 10억 원을 기부한 그룹 세븐틴, “삶의 터전을 잃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진화 작업에 힘쓰고 계신 모든 분들이 빠르게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기원한다”며 1억원을 기부한 그룹 방탄소년단 제이홉, 산불 피해 지원과 재난 현장 진압 소방관을 위해 총 2억원을 기부한 아이유 등 스타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침착맨, 곽튜브, 삐루빼로 등 유튜버들도 기부를 통해 힘을 보태고 있다.

SNS를 통해 이를 직접 전하거나,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 기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기부 소식을 알리고 있다. 긍정적인 소식이 알려지며 조성되는 훈훈한 분위기는 물론, 팬 또는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기부 연예인 리스트를 작성하며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좋은 일은 알리면 알릴수록 좋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소식을 전하기도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연예인들을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 아쉬움을 유발 중이다.

기부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 연예인들에게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누구는 왜 기부를 하지 않았냐”고 언급하며 타 스타들과 기부 금액을 비교하는 게시글까지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국가적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일부 아이돌 그룹이 사전 녹화 등에 응원을 온 팬들에게 식사 또는 간단한 굿즈 등을 제공하는 ‘역조공’을 해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이때 이것이 리스트로 작성돼 공유되는 과정에서 역조공 여부, 나아가 역조공 물품 내용까지 비교 대상이 되며 우려를 자아냈었다. 역조공을 하지 않은 그룹을 향해 “팬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 “새벽부터 고생하는 팬들을 위해 그 정도도 못 하냐”는 따가운 시선이 이어졌었다.

전처럼 무조건적인 지지로 스타를 응원하는 것이 아닌, 주체적이고 또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의견을 표명하는 팬덤의 성격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스타들 또한 팬들의 사랑에 화답하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해진 시점인 것. 더불어 연예인들에게 기대하는 도덕적 잣대가 더욱 엄격해지면서, 연예인들의 사회적 활동이 그들이 당연히 소화해야 할 ‘책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활동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올바르게 행사하는 연예인들을 응원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연예인들을 비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연예인들의 행동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일까. 엉뚱한 비난의 화살이, 기부라는 좋은 일로 훈훈함을 조성하는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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