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에 있는 TV가 박살났다. 홈 경기 패배로 화가 난 감독의 소행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루벤 아모림(40)은 20일 브라이튼과의 홈경기에서 1-3으로 패배한 후 선수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며 드레싱룸에서 있는 TV를 파손했다고 가디언이 22일 전했다. 맨유는 최근 15경기 중 7번째 패배를 당했다. 홈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5경기 중 4번이나 졌다.
현재 맨유 순위는 13위(7승5무10패)다. 1992~1993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지금 체제로 출범한 이래 역대 최악이다. 지난시즌 8위가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저 순위였다. 부진이 이어진다면 맨유는 이번 시즌 두자릿수 순위로 밀릴 수도 있다.
아모림 감독은 경기 후 “아마도 지금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최악의 팀일 것”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렇게 많은 경기를 패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클럽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지금 모든 나쁜 기록을 깨고 있다. 10경기 중 단 두 경기에서만 승리했다”며 “이전 감독보다 더 많이 지는 새 감독을 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다”고 자책했다.
아모림 감독은 브라이튼전 후반 선수들의 경기력에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 후반 32분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실수로 브라이튼에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며 맨유는 사실상 역전의 희망을 잃었다. 아모림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계속 바꾸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며 “질 수도 있지만 포지션을 유지하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포르투갈 국적인 아모림 감독은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4년 반 동안 성공적인 시간을 보냈다. 두차례 포르투갈리그 우승도 경험했다. 비교적 차분한 리더십을 유지했고 경기 후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이번 ‘TV 파손 사건’은 아모림 감독이 극도로 흥분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맨유 팬들은 현재 팀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비판하며 클럽의 장기적인 비전과 현재 스쿼드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모림 감독의 전술 스타일과 선수단 관리 능력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아모림 감독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개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진이 계속된다면 감독직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