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24·레알 소시에다드)가 경기 중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듣는 피해를 봤다. 이강인 절친으로 유명한 구보는 하필 이강인의 친정팀 발렌시아 팬으로부터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 레알 소시에다드 구단은 성명을 내고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21일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발렌시아 팬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행한 인종차별주의와 기타 모욕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축구와 스포츠에서 무례하고, 모욕하고, 증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전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태도를 계속 비난할 것이며 어제와 같은 상황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모두 노력하자”고 발표했다.
발렌시아 구단도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들이 워밍업을 했을 때 받은 모욕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한 비난을 표명한다”고 성명을 발표하고 “모든 증오의 표현에 대해 당국에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 범인이 특정된 경우, 클럽은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하고 엄격한 징계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사건은 20일 열린 스페인 라리가 20라운드 발렌시아와 레알 소시에다드전이 열린 에스타디오 메스타야에서 나왔다.
발렌시아가 전반을 1-0으로 마친 상황에서 발렌시아 일부 팬이 후반전 투입을 위해 몸을 풀던 소시에다드 선수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특히, 이강인의 절친으로 알려진 일본 출신 공격수 구보를 향해 모욕적인 말을 건넸다. ‘마르카’ 등 스페인 언론들에 따르면 발렌시아 한 팬이 구보를 향해 “중국인, 눈을 떠라”고 말했다. 일본인인 구보를 중국인이라고 한 점, 그리고 동양인 비하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눈을 떠라”는 말한 부분 등은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경기 후 이를 인지한 소시에다드 구단이 인종차별 피해를 라리가 사무국에 알리고 성명을 발표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경기 전까지 리그 최하위였던 발렌시아는 이날 경기를 1-0으로 이겨 시즌 3승(7무 10패)째를 거두며 승점 16을 쌓았다. 바야돌리드(4승 3무 13패 승점 15)를 제치고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팬의 인종차별 발언이 포착되면서 추후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구보는 이날 경기에 후반 17분 교체 투입됐다. 하비 로페스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섰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소시에다드는 0-1로 지면서 시즌 성적 8승 4무 8패 승점 28에 제자리걸음하며 7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