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 공감대 얻어
李 "경선 결과 승복해 새 모습 보여줘야"
羅 "모두를 통합하는 정치 만들어가겠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에 신용등급 하향 경고를 한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소득 정책 때문이라며 자신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오롯이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14일 오후 서초구 영포빌딩 이명박 재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나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이 되고 나서 우리 진영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것보다 우리 당의 가치를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께선 소고기 파동을 겪었고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은 모두 탄핵됐다"며 "끊임없이 대통령을 흔들고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이 반복돼서는 대한민국이 튼튼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민노총 간첩사건 공소장에는 '집회를 해서 조기대선을 획책하라'는 내용이 쓰여있고 또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그렇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선은 조금 더 남다른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봤다.
이처럼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터잡은 정권을 흔드는데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을 것으로 바라본 나 의원은 방향을 바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책 불안을 문제 삼았다.
나 의원은 "오늘 아침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내리겠다고 하더라. 그 이유는 불안정한 정국과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 정책 때문"이라며 "기본소득은 국가 부채를 높일 것이고 반시장적이고 반헌법적 정책이라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많은 역할을 했는데 요새 너무 안타깝다"며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오롯이 제대로 수호해야 대한민국이 더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나 의원은 헌법 가치를 주장할 만한 자격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한건 자유시장경제 하에서 발전한 거다. 옛날에 우리보다 더 잘 살았던 북한이 지금 어떻게 됐나. 북한에서 뭘 배울게 있느냐"고 나 의원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이어 "지금 (대선) 지지율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국민은 현명하다"고 나 의원을 안심시켰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치가 이번 국민의힘 경선을 통해서 새로운 모습을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다. 경선에서 페어 플레이를 하고 결과가 나오면 모든 사람이 승복해야 한다"며 "(경선에서 떨어진) 나머지 사람들은 선대본부장을 맡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나 의원이 그걸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역대 유례없는 살벌한 경선을 치렀으나, 대선후보 경선 이후에는 박 전 대통령이 깨끗하게 승복 선언을 하면서 이에 탄력을 받아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나 의원도 "모두를 통합해가는 정치를 만들어가겠다"고 화답하면서 "다른 분들이 통합하는 것에 승복을 잘해야 할텐데……"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나 의원은 이 전 대통령과 대화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출마 여부에 대한 말씀도 없으시다"며 "따라서 출마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