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40% 더 빈곤…여성 노인 가난한 이유는

2025-10-20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이 남성보다 저조해 여성 노후 빈곤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20일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지속가능한 재정: 연금개혁과 지출효율화' 심포지엄에서 남성과 여성의 국민연금 차이를 공개했다.

김 교수 분석에 따르면 연금 가입 막바지 연령대인 55~59세 남성의 국민연금 평균 가입기간(2019년 기준)은 18.8년으로, 여성(8.9년)의 2.1배에 달한다. 소득 분위(1~5분위, 5분위가 최고) 별로 보면 남성 5분위는 24.6년, 여성 1분위는 6.1년으로 차가 더 벌어진다.

55~59세 연금 가입자 중 노후연금 수령에 필수적인 최소가입기간(10년)을 채운 사람도 차이가 크다. 남성은 92.8%, 여성은 22.7%이다. 때문에 연금을 못 받게 된 여성이 60세 넘어 10년 채우기 위해 보험료를 계속 내는 경우가 많다(임의계속 가입자). 올해 6월 기준 임의계속 가입자는 여성이 32만 2629명으로 남성(14만 2182명)의 2.27배에 달한다.

현행 국민연금법에는 만 59세가 의무 가입 상한 연령으로 돼 있다. 60세부터 보험료를 굳이 안 내도 되지만 본인이 원하면 계속 낼 수 있다. 이게 임의계속 가입자이다. 단, 직장 가입자라면 보험료 9%를 본인이 다 내야 한다. 59세까지는 회사가 반 낸다.

김 교수는 25~59세의 성별 국민연금 가입률을 따졌다. 50대뿐 아니라 30,40대 여성의 가입률이 저조하다. 35~39세는 남성이 82.7%, 여성이 57.6%이다. 40~44세는 각각 81%, 59.3%이다. 여성의 가입률이 낮고 가입기간이 짧아 연금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다. 그동안 남성 위주로 경제 활동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연금액 크기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가입기간이다. 보험료를 많이 내는 것보다 오래 가입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가입기간이 20년 넘은 사람이 받는 국민연금을 '완전노령연금'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받는 남성이 105만명, 여성이 21만명(올해 6월 기준)으로 차이가 매우 크다. 남성이 여성의 5배에 달한다.

반면 가입기간이 10~19년인 수급자(감액노령연금)는 여성이 140만명, 남성이 132만명으로 여성이 많다. 연금액을 따지면 극명하게 남녀 차이를 알 수 있다. 월 연금이 200만원 넘는 남성은 7만9118명, 여성 1647명이다. 남성 수급자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구간은 연금액 60만~80만원이다. 여성은 20만~40만원에 몰려 있다.

김 교수는 소득 분위별 현황을 분석했다. 30~59세 가입자 중 1분위(저소득)의 가입률은 59%이지만 5분위는 74.2%이다. 55~59세만 따져보면 1분위 가입기간은 10.2년, 5분위는 19.5년이다. 최소가입기간 10년을 채운 사람도 1분위는 35.7%에 불과하지만 5분위는 76.1%에 달한다.

빈약한 연금이 여성 노인 빈곤으로 이어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4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여성 노인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43.4%로 남성 노인(31.2%)보다 12.2%p 높다.

김 교수는 "소득과 성별에 따른 연금 격차가 한국처럼 큰 나라를 찾기 어렵다"며 "이게 '국민을 위한, 국민의 연금'이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입기간 20년 미만은 연금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가입기간 확대, 사각지대 해소 목표를 설정해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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