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법인에서만 지난해 분화류 1만분을 수직정원에 사용했습니다. 수직정원이 늘어난다면 도시지역 실내 공기정화는 물론이고 화훼농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공기정화와 환경미화를 목적으로 수직정원에 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본연의 기능을 잘 수행하면서 식물체 생장까지 돕는 수직정원을 개발한 업체가 있어 화제다. 충남 당진의 농업회사법인 ‘초록에서(공동대표 전태평·천혜금)’가 그곳이다.
이곳은 ‘바이오월 허니’라는 신개념 수직정원을 2018년 개발했다. 이후 기술을 보완해 2023년 현재의 형태로 개선했다. 업계에 따르면 시중의 수직정원은 작은 화분을 벽면 형태에 단순 거치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화분 속 식물체 뿌리가 자라나 화분 내부를 가득 채울 때다. 공기가 부족해 분갈이를 주기적으로 해주지 않으면 해당 식물체가 잘 자랄 수 없다.

‘초록에서’는 원통형 화분을 고안해 표면에 격자형 구멍을 냈다. 식물체 뿌리가 자라 화분 밖으로 뻗어갈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배양토를 얇은 스펀지로 감싸 누출을 방지했다. 전 대표는 “뿌리 자르기만 잘해주면 잘려나간 만큼 뿌리가 자연 도태되기 때문에 분갈이가 따로 필요 없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과 협력해 만든 자연순환식 통풍 구조도 바이오월 허니의 특징이다. 전 대표는 “수직정원 하단부에 있는 물탱크의 물을 데우면 덥고 습한 공기가 물구멍을 타고 상층부로 올라가면서 화분 안의 식물체 뿌리를 건조하지 않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뿌리 부분과 공기가 닿는 면적이 늘면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덧붙였다. ‘초록에서’는 2023년에 이 기술에 대한 특허도 획득했다.
업체의 독창성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23년 미국에 이어 지난해에는 쿠웨이트에 수출한 것. 전 대표는 “국내에서 수직정원을 수출한 업체는 우리가 처음”이라며 “이같은 수출 성과를 토대로 올 2월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추진한 ‘2025년 스마트팜 해외 실증 지원사업’에도 수직정원 업체로서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바이오월 허니는 단순한 조경물이 아니라 식물의 생장을 고려해 만든 정원”이라며 “단체나 공공기관을 넘어 개인 고객에게도 보급해 화훼산업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당진=정진수 기자 cur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