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머리 깎다 남편 조롱거리 돼"…다카이치 SNS 올린 이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다가 실패해 남편의 웃음거리가 됐다”는 글을 엑스(X) 계정에 올렸다. 다카이치 총리의 업무 스타일을 두고 ‘워크-라이프 벨런스(일과 삶의 균형)’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게시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8일 “요즘 고민은 야간이나 주말에 미용실에 갈 수 없어서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다 실패해 남편에게 웃음을 사는 점”이라고 글을 올렸다. 다카이치 총리는 “숙소에서 나오면 운전기사나 경호 인력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공식 일정이 없을 때는 숙소 안에서만 업무를 보고 있다”고도 했다.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자신도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4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했을 당시부터 “나 자신부터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버리겠다”며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에 응원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워라벨’을 지나치게 간과하는 듯하다는 얘기 일본사회에선 나왔다.

그러다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를 앞두고 새벽 3시에 출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직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새벽 3시 출근에 대해 “국회 본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끝난 시점에도 답변서가 전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답변서가) 완성되는 시간이 대략 새벽 3시쯤일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3시에 공저로 간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셀프 컷’ 글은 이런 맥락에서 주변 직원들의 ‘원라밸’을 챙기고 있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직원에 대한 배려 부족과 과로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