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고 김새론이 세상을 떠난지 3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세상은 그를 두고 여전히 시끄럽다. 생전 연인이었던 배우 김수현과 교제 시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유작인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 역시 아마추어 같은 완성도로 그의 팬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발자취가 안타까울 뿐이다.
고인의 유작인 ‘기타맨’은 2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처음 베일을 벗었다.

이 작품은 고 김새론이 지난 2022년 5월 음주운전사고로 자숙한 이후 촬영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3년여 만에 개봉을 준비하는 셈인데, 그 사이 주연을 맡은 김새론이 사망하면서 의도치 않게 ‘유작’으로 남게 됐다.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주)성원제약 이선정 대표는 “처음 김새론과 미팅했을 때 ‘힘든 상황을 다 안다. 하지만 내년 5월엔 꼭 개봉을 할 테니, 그때까지만 잠잠하게 있어라. 그러면 자숙 기간을 딛고 다시 일어서서 메이저로 훨훨 날아갈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그걸 꼭 지키고 싶었고, 무리하게 개봉을 진행하다보니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오는 30일 개봉을 결정한 이유를 전하기도 했지만, 약속을 너무 무리하게 지키는 바람에 고인의 유작의 완성도는 쌓지 못하게 됐다.
이날 시사회로 공개된 ‘기타맨’은 ‘김새론 유작’이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여러 면에서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허술한 연출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적 편집, 개연성 없는 스토리, 김새론을 제외한 이들의 아쉬운 연기력 등으로 상영 내내 헛웃음을 나게 했다. 게 중에는 “이런 작품이 김새론의 유작이라는 게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이들도 있었다. 또 다른 이는 “자숙 중이라 연기할 수 있는 현장이 이 작품 뿐이었다는 게 김새론도 굉장히 스트레스였을 것”이라고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김새론이 맡은 ‘유진’의 대사나 엔딩도 찜찜한 맛을 남겼다. 극 중 스무살 차이 나는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나이 많은 남자 좋아하면 안 돼요?”라고 하는 부분에선 설득력도 부족했거니와, 최근 연예계를 뒤흔들었던 김수현과 열애 공방전을 떠오르게 해 불편한 감정이 들게 했다. 엔딩 역시 마찬가지다. 고인이 마지막 남긴 흔적이 더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더불어 유튜버와 유족, 그리고 김수현 측 사이 불거진 ‘미성년자 교제 의혹’ 공방전은 고인의 과거 연인들에 대한 신상까지 털리면서 이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고 김새론의 전 남자친구가 연상 아이돌이었다’ ‘고인의 사망 한 달 전 녹취록 제보자 ㄱ씨가 미국 뉴저지주에서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 등 사건 본질과 관련 없는 주장들이 기사화되면서 고인의 사생활이 파묘되고 있다. 게다가 진실 여부를 가릴 수 없는 조악한 주장들도 섞여있어 많은 이에게 쓸데없는 피로감을 주고 있다.
스물다섯, 아직 꽃몽우리를 채 터뜨리지도 못한 채 별이 된 고 김새론. 세상은 왜 그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계속 잡음을 내는 것일까. 이것이 진정 고인이 원하는 상황이었을까. 고인에 대한 배려가 지금이라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