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많은 김택연 쉬게하고
김한중 등 2군 적극 기용
필승조 뎁스 좀 더 두껍게”

두산의 후반기 목표는 불펜 강화다. 2군 선수들을 불러올려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고 필승조의 부담을 젊은 선수들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뎁스를 두텁게 해 분위기 쇄신을 꾀해보겠다는 구상이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인터뷰를 통해 “불펜 과부하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전반기 불펜의 투구 수, 경기 수가 많았다. 필승조의 뎁스를 조금 더 두텁게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필승조인 이영하, 박치국, 김택연에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게 지혜롭게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차 마무리 김택연은 올 시즌 40경기에 등판해 45이닝을 소화하며 총 782개 공을 던졌다. 리그 구원투수 중 소화 이닝 수로는 공동 5위, 투구수는 4번째로 많다. 박치국(48경기 41이닝)과 이영하(45경기 44.1이닝)도 많이 던졌다. 특히 김택연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가능성도 고려하면 올 시즌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대행은 “김택연과도 ‘많이 던지고 있으니 오늘은 좀 쉬자’는 이야기를 평소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김택연이 오히려 경기 욕심이 많다. 본인이 힘들면 먼저 얘기하겠다고는 하는데 크게 믿음은 안 간다”며 “김택연은 우리 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뛰어야 하는 선수다. 후반기에는 쉴 때는 좀 쉬게 하고, 세밀하게 관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원준이 합류하는 불펜에는 2군 선수들도 적극 기용할 계획이다. 조 대행은 “2군에서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투수들에게 1군 경험을 시켜보면 어떨까 싶다. 젊은 야수들이 경쟁하는 것처럼 젊은 투수들도 경쟁 구도를 만들려고 한다. 불펜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더 생기고 젊은 선수들이 힘을 보태주면 또 자연스럽게 필승조의 부담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한중이다. 이달 초 콜업된 김한중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0일 롯데전에서 1군 데뷔했다. 팀이 9-0으로 앞서가던 9회말 마운드에 올라 공 7개로 롯데 정훈, 빅터 례이예스, 전준우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조 대행은 “1이닝 기회를 줬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이 매우 좋았다. 김한중은 후반기에도 엔트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반기에는 5할 승률을 목표로 정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대행은 “전반기에도 중심 타선이 안정된 다음부터는 좌충우돌 경기는 잘 안 나온다. 안정감은 생겼다”며 “그래도 못 이기면 에너지가 다운될 수밖에 없으니 기회가 왔을 때 그 한 경기라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투수진이 과부하 걸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 이기는 경기를 많이 만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두산은 전반기 88경기 36승49패 승률 0.424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8위 삼성(승률 0.494)과는 6경기 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