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珠海)에서 열린 제15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최신 스텔스전투기인 젠(殲)-35A와 ‘무인공중항모’로 불리는 대형 드론 주톈(九天) 등 중국산 첨단 무기가 첫 선을 보였다.
격년제로 주하이에서 열려 주하이 에어쇼로 불리는 올해 행사의 주역은 첨단 스텔스 전투기와 각종 무인 무기 시스템이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두 번째 스텔스 전투기인 젠-35의 전시용 모형 현장 부스는 항공모함 갑판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모습으로 공개했다. 하부 갑판에 ‘젠-35 함재 전투기’로 표시되어 취역을 앞둔 중국의 3호 항모 푸젠(福建)함에 젠-15와 함께 탑재될 전망이라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젠-35A와 함께 선보인 스텔스 전투기 젠-20S는 드론 조종을 위해 조종석을 2인승으로 늘인 세계 최초의 5세대 전투기다. 러시아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S)-57도 이날 오후 시험 비행에 나서면서 중·러 공군의 3대 스텔스 검객이 동시 출격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야외 전시장에는 길이 25m의 날개에 8개의 무기 탑재 장치를 갖춘 대형 드론 주톈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주톈의 최대 무기 탑재 중량은 총 16t으로 이륙 중량 6t에 불과한 미국의 MQ-9 리퍼보다 크고, 글로벌 호크로 불리는 RQ-4B의 14.6t을 능가한다고 홍콩 대공보가 보도했다.
주톈의 몸체 아래에는 베일에 가린 ‘이종 벌집형 임무 모듈’이 장착됐다. 현지 군사전문가들은 항공 수송 및 공중 투하, 정보 지원 및 대항, 화력 타격 및 지원 등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임무 캐빈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또한 대량의 소형 드론 부대를 투하해 실전에서 벌떼식 드론 공격을 수행할 수 있어 ‘무인공중항모’로 불린다.
중국 국영 방산기업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공사(CSIC)가 출품한 대형 무인 드론 전투함정 후징(虎鯨)함도 처음 공개됐다. 범고래를 의미하는 후징함은 길이 58m, 폭 23m에 배수량 500t으로 드론 헬기 이착륙 데크, 수직 미사일 발사대 및 레이더 장비까지 갖췄으며 4000해리(7408㎞)의 순항 거리를 자랑한다. 중국 군사 전문가는 “후징함의 통합 설계 개념은 미래 해상 무인 전투시스템 개발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대형 스텔스 드론도 등장했다. 날개폭 27m로 미군의 스텔스 전폭기 B-2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차이훙(彩虹)-7은 고고도 준마하 드론으로 1만6000m 상공에서 오랜 시간 정찰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 스텔스 기능을 강화해 적진 후방 영공에 침투해 정찰과 정보 수집 및 정밀 타격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제작사인 중국우주과학기술그룹(CASC)의 차오란(曹然) 연구개발부장은 중국중앙방송(CC-TV)에 “차이훙-7은 설계 초기부터 차세대 유인 스텔스 전투기와 합동 작전을 충분히 고려했다”며 “작전 중 차이훙-7 무인기는 유인 전투기의 시야를 더욱 넓히고, 관련 리스크를 줄여 주며 내년 1분기 첫 비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일부터 닷새 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도 주하이 에어쇼를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쇼이구 서기는 이날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 제19차 중·러 전략안보협의를 갖고 “미국 및 협력국들이 러시아와 중국에 시행 중인 ‘이중제재’ 정책에 저항하고, 평등하고 불가분한 유라시아 구조의 건설을 포함한 진일보한 외교 정책상 협조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