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고 함께 아픈 부부… 정신질환도 닮아간다?(새 연구)

2025-10-15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연인이나 부부는 정신질환 진단을 공유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으며, 양쪽 부모가 같은 질환을 앓을 경우 자녀의 발병 위험은 두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에 실린 연구는 대만, 덴마크, 스웨덴 등 세 나라의 약 1,50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조현병·양극성 장애·불안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에서 부부 간 진단 중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세대로 갈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지는 추세였다.

연구팀은 조현병, 양극성 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폐 스펙트럼, 강박장애(OCD), 약물사용장애, 거식증 등 9개 질환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쪽 배우자가 특정 질환을 진단받은 경우 다른 배우자 역시 같은 질환을 앓을 확률이 비혈연 관계의 사람들보다 훨씬 높았다. 질환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일관된 패턴이 관찰됐다.

국가별 차이도 존재했다. 연구를 주도한 춘 지에 판(Chun Chieh Fan) 교수는 “이 같은 경향은 국가와 문화, 세대를 초월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 부부는 북유럽 부부보다 강박장애를 함께 진단받을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양극성 장애와 거식증의 경우 지역 간 차이는 다소 완만하게 나타났다.

또한 세대별 분석에서는 세대가 젊어질수록 부부 간 같은 질환 진단 확률이 조금씩 증가했으며, 특히 약물사용장애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부모 모두가 같은 질환을 가진 가정의 자녀는 한쪽 부모만 해당 질환을 가진 경우보다 발병 위험이 약 두 배 높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정신질환의 부부 간 상관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임상 진료 시 배우자 및 가족의 정신건강 이력을 함께 고려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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