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안 오른 게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외식비가 너무 많이 올라 식당을 찾을 때도 가격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상승 현상)이 서민들의 지갑을 위협하고 있다. 인건비와 유통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외식비가 천정부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들이 자주 찾는 김밥이나 햄버거, 치킨, 커피 등의 연이은 가격 상승이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내 주요 외식 품목 가격이 올해 초와 비교해 약 2∼6% 올랐다.
먼저, 비빔밥 평균 가격은 1만1천6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1만1천290원) 대비 2.8%나 상승했다.
도내 비빔밥 평균 가격은 2021년 1월(8천900원) 이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는 마케팅 수단으로 가격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양식인 삼계탕 가격도 만만치 않다. 삼계탕은 1만7천200원으로 올해 1월(1만6천500원)보다 4.2% 올랐다.
물가가 가장 높다는 서울(1만7천269원)과 맞먹는 가격대로, 평균 가격대가 1만7천원대 이상인 지역은 서울과 전북 두 곳이 유일하다.
또한 여름철 별미로 불리는 냉면은 9천900원으로 1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른 외식 메뉴들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김치찌개 백반은 9천100원으로 올해 1월(8천800원) 대비 3.4% 올랐는데, 이는 대전(9천700원), 제주(9천625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비싼 가격대다.
여기에 김밥은 3천200원으로 올해 1월(3천10원) 대비 6.3%, 칼국수는 8천850원으로 올해 1월(8천400원) 대비 5.4%, 자장면은 6천600원으로 올해 1월(6천400원) 대비 3.1%씩 각각 올랐다.
이와 함께 서민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던 햄버거와 치킨은 물론, 대표 기호식품인 커피마저 지속적으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외식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거란 점이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1.8% 올랐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경수(40) 씨는 “예전 같으면 직장 동료들과 저녁에 소주 한잔하는 게 회사 생활의 낙으로 생각했는데 이젠 가격이 너무 올라 한 번 회식 할 때도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외식비가 워낙 많이 올라 생활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가족끼리도 외식은 가급적 자제하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