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Topic,
중고 거래 앱? NO!
10년 된 당근, 어디로 가나
미국에 “Google it(검색 해)”이 있다면 한국엔 “카톡 해”가 있다. 특정 시장 내 독점적 영향력을 키운 서비스가 관련 서비스 전체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는 일은 흔치 않다. 누가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종의 사회 현상이라서다.
카카오톡 이후 대한민국에서 그 어려운 일을 해낸 회사를 한 곳만 꼽는다면? “중고거래 해”라는 말을 “당근 해”로 치환한 당근일 것이다. 그런데 그 당근이 중고거래만 하던 회사에서 중고거래‘도’ 하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당근마켓’이란 이름에서 ‘마켓’을 떼어버린지 1년 반. 부동산·알바 중개를 거쳐 모임 주선, 콘텐트 서비스까지 숨가쁘게 확장하고 있다.
당근은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확장·변신하는걸까. 중고거래에서 시작한 당근 비즈니스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지. 그런데 각 분야 터줏대감 서비스들이 버티고 있는데, 후발주자로 경쟁력 있나? 창업 10년째지만 여전히 자생이 힘겨운 ‘미완의 대기’ 당근의 성장 가능성과 그들의 꿈의 크기, 투자자들의 생각까지 뜯어봤다.
1. 판교장터→당근 10년
당근은 2015년 7월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직장인 대상 중고거래 앱 ‘판교장터’로 출발했다. 올해는 창사 10주년이 되는 해. 그 사이 당근은 어떻게 달라졌나.
중고 +@: 출발은 중고 거래 앱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당근은 핵심 정체성을 상징하는 ‘동네인증’ 체계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로 확장했다. 월간활성이용자(MAU) 1000만명 돌파(2020년 8월)한 직후 ‘동네생활’ 게시판을 만들었다. 2021년에 비즈프로필(자영업자 마케팅 프로필)·부동산·중고차·알바를 신설했고, 2022년에 페이, 2023년에 공공프로필·모임·스토리(숏츠)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마켓’ 떼고 맞장: 2023년 8월 당근은 사명과 서비스명으로 쓰던 당근마켓에서 마켓을 떼고 당근만 남겼다. ‘당신 근처’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하이퍼 로컬(hyper-local·좁은 지역) 사업 로드맵’을 완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근 앱 MAU 2000만명, 누적가입자 4000만명으로 성장한 상황에서 당근은 중고거래 외(外) 비즈니스에 더 힘을 쏟고 있다.
2. 사람을 모으고, 공유한다
당근의 변신, 무작정 늘리고 확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동네 기반 연결’이란 원칙이 있다. 당근 스스로는 “하이퍼로컬 기반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성장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전략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이용자 수요에 부합하는 정보와 혜택을 제공한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