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의 정신으로 하나 될 때

2025-02-1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2025년 올해로 훈민정음 창제 582돌, 반포 579돌을 맞이했다.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대왕이 혼자 한 것이었지만, 해례본은 정인지ㆍ최항ㆍ박팽년ㆍ신숙주ㆍ성삼문ㆍ강희안ㆍ이개ㆍ이선로 등 8명의 학사들과 함께 이뤄낸 집단 지성의 결과물이었다. 그런 만큼 15세기까지 이룩한 각종 학문 성과, 곧 인문학ㆍ과학ㆍ음악ㆍ수학 같은 다양한 지식과 사상이 융합 기술되어 있다. 인류 보편의 문자 사상과 철학이 매우 짜임새 있게 담겨 있다.

또 해례본은 1997년에 유네스코에 첫 번째로 오른 대한민국 세계 기록 유산이다. 섬세한 문자 해설서이면서 음성학 책이기도 하고 문자학 책이기도 하다. 15세기로 보나 지금으로 보나 으뜸 사상과 학문을 담은 책이자 현대 음성학과 문자학 그 이상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무가지보의 문화유산인 해례본이 어떤 책이라는 건 알면서 정작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원문이 한문이고, 한글 번역도 대개 전문가용 문체라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국어국문학과나 국어교육학과에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우리 모두 《훈민정음》 해례본을 함께 읽고 나누어야 할 때다! 해례본에 담긴 세종 정신으로 모두 하나 되어 더욱 도약해야 할 때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권위자 김슬옹 박사의 쉽고 편하게 읽는 해례본 강독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 운동의 시작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는 해례본 연구의 권위자인 김슬옹 박사의 ‘모두 함께 읽는’ 해례본 강독 책이다. 한글 운동과 한글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김슬옹 박사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일반인도 누구나 함께 읽고 그 내용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기획했다.

김슬옹 박사는 2005년에 훈민정음 역사 연구로 첫 번째 박사 학위를, 2010년에는 세종식 사유인 맥락 연구로 두 번째 박사 학위를, 2020년에는 해례본 순수 연구로 세 번째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훈민정음》 해례본은 빼어난 문자 해설서이면서 세종대왕과 8명의 학사가 협력하여 펴낸 인류 문명의 틀을 바꾼 지적 유산”임을 강조한다. 그동안 그는 해례본 연구의 권위자답게 해례본 알리기 운동을 열정적으로 펼쳐왔다. 특히 나라 밖 특강과 전 세계인 대상 비대면 강의를 꾸준히 해왔다.

이 책도 그 운동의 하나로 나왔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매개로 나라 안팎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더욱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해례본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는 김슬옹 박사의 오랜 해례본 연구의 가장 완성된 최신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책은 펴냈지만, 일반 대중이 함께 읽는 《훈민정음》 해례본 입체 강독본은 처음이다. 그는 이 책을 시작으로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 운동을 더욱 널리 펼쳐 나갈 계획이다.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제대로 된 뒤침글로 쉽고 재미있게 읽기

훈민정음은 중고등학교 때 누구나 배웠다. 하지만 그것은 언해본의 일부로, 해례본은 구경조차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가장 큰 까닭은 해례본이 한문이고 제대로 된 뒤친글(번역문)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는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배치하되, 어렵게 느껴지는 요소를 배제하고, 번역도 중학생 이상 읽을 수 있도록 되도록 쉽게 하고자 했다. 이렇게 해례본을 읽는 데 장벽이 되는 요소들을 덜어내면 글자를 만든 원리나 형태가 매우 과학적이고, 어떤 발음이든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심지어 훈민정음을 만든 흥미진진한 배경과 과정까지, 세종의 폭넓은 사유와 해례본의 깊은 철학도 느낄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어떤 책인가?, 꼭 알아야 할 훈민정음 이야기

시험 준비에서 일반 교양까지 쉽게 파악하는 제자해 원리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지은 ‘정음 편’과 세종대왕의 명으로 정인지를 비롯한 집현전 학사들이 풀이한 ‘정음해례 편’으로 나뉜다.

1부 ‘정음 편’에는 ‘세종 서문’과 ‘예의’ 편이 실려 있다. ‘세종 서문’에는 훈민정음을 누가 왜 만들었는지, 그 값어치는 무엇인지가 간결하게 쓰여 있다. 곧, 한자로는 제대로 적을 수 없는 우리말에 적합한 새 문자를 만든다는 자주정신, 한자를 잘 모르는 백성도 쉬운 글자로 마음껏 소통할 수 있게 한다는 백성 사랑 정신, 그리고 모든 백성이 우리 글자를 쉽게 익혀 편안하게 살게 하려는 실용 정신 등이 담겨 있다. 이어서 나오는 ‘예의’ 편에서는 자음자와 모음자를 만든 원리를 설명한다. 곧, 발음 기관 또는 발음하는 모양을 본떠 자음자 17자를 만들고, 하늘과 땅과 사람을 본떠 모음자 11자를 만든 상형 원리이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명으로 정인지를 비롯한 집현전 학사 8인이 풀이한 2부 ‘정음해례 편’에서는 정음 편의 내용을 더욱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글자 만든 풀이(제자해), 첫소리 글자 풀이(초성해), 가운뎃소리 글자 풀이(중성해), 끝소리 글자 풀이(종성해), 글자 합치기 풀이(합자해), 낱글자 사용 보기(용자례)가 나온다. 그리고 정인지 서문에서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 반포한 큰 꿈의 배경과 값어치를 자세히 보여준다. 훈민정음을 직접 창제한 세종대왕을 모든 임금을 초월한, 하늘이 내린 성인으로 평가하며 훈민정음의 위대한 꿈을 담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해례본의 모든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있게 꼭 알아야 할 《훈민정음》 해례본 이야기, 문자의 창제 원리에서 철학까지 한눈에 펼쳐지게 담았다. 따라서 이 책 한 권이면 시험 준비를 하는 중학생부터 일반 교양으로 읽고자 하는 성인까지, 《훈민정음》 해례본을 쉽고 편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곧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 책, 해례본과 언해본 원전의 값어치를 살린 손바닥 책 꾸러미도 선보일 예정이다. 집집마다 하나씩 보관, 가까운 분들에게 선물용으로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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