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등 통해 투표 권유
유권자 등록 24일까지
“한국의 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전합시다.”
LA에 사는 오상은(여·30) 씨는 요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마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링크를 알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발령과 최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소식 후 오 씨는 “재외선거 참여가 정말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오 씨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두 번째 파면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몸은 해외에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민주주의 지키기에 꼭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으며, 한국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려면 재외국민도 유권자 등록을 해서 ‘정치를 잘하라’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오는 6월 3일(한국 시간) 열린다. LA총영사관 등 재외공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노태악·이하 중앙선관위)가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접수 일정을 발표〈본지 4월 9일자 A-4면〉하면서 한국 국적자인 재외국민 투표 참여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일정이 촉박해 선거에 참여하려면 24일까지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
LA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재외선거가 갑작스럽지만 한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습하고, 상생의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한인회도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적극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LA협의회 이용태 회장 역시 “유권자 등록을 아직 안 했다면 빨리 등록을 하고, 주변에도 등록을 권유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투표를 통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재외국민이 투표를 많이 하면 할수록 한국 정부와 정치권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고, 그만큼 투표를 많이 하는 지역에 여러 가지 혜택도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일부는 한국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인한 피로감도 나타냈다.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오법(38) 씨는 “여당도 야당도 계엄과 탄핵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면서 “여당 측에서는 극우적 행보를 보인 인사 여러 명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고, 야당은 특정 후보가 독점하는 분위기로 한국 정치권 모습이 ‘고민 없는 학예회’ 같아서 이번 선거 참여는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해외 거주 재외국민은 오는 24일까지 ‘국외부재자 신고 및 재외선거인 등록’을 하지 않으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은 선관위 웹사이트(ova.nec.go.kr), 재외공관 직접 방문, 우편 또는 이메일(LA총영사관 [email protected])로 가능하다. 웹사이트 등록 시에는 ‘주민등록번호 또는 여권번호’와 ‘이메일’이 필요하다.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