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고 환경을 개선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산업입니다.”
도시경관 개선 및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조경수종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을 구축 중인 정홍은(46) 미래종묘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4대째 이어온 농업 경험과 노하우를 현대적인 기술과 결합해 묘목 생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 경상북도 우수농업인 해외연수와 2024년 경주시 우수농업인 해외연수를 통해 기술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대한민국 용기재배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1년 태화강 국가정원 조성 사업, 2021년과 2024년 경주시 황금정원 프로젝트 등 대규모 조경 사업에 참여하면서 품질과 전문성도 인정받았다.
이처럼 지역 묘목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학창시절 유도 선수로 활약하며 용인대학교에서 경호학을 전공했었다. 이후 특전사 707특수임무대대에 복무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범죄학을 전공한 인재였으나 경제적 어려움과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제껏 스스로 이뤄놓은 것들을 모두 내려놓아야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으나, 정 대표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 정착을 결심하고 어린 시절 가족과 자연 속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떠올리며 이를 극복했다.
이는 정 대표가 70년간 4대째 이어져온 묘목사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묘목을 키우는 모습을 보며 자란 그는 부족한 일손을 돕는 과정에서 일찍이부터 자연과 함께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아내와의 결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가업에 뛰어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이고 독창적인 농업 모델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농촌에서 자라며 자연과 밀접한 삶을 살아왔다”며 “농민들의 삶은 항상 자연과 공존한다. 때로는 자연이 주는 풍요에 감사하고 때로는 재해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는 일상이었으며 이러한 경험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해줬다”고 회상했다.
미래종묘는 2016년 6월 설립됐다. 약 3.3헥타르(1만평) 규모 전시장과 함께, 500여종에 이르는 유실수와 조경수 등 연간 약 10만수를 생산, 전시, 판매하고 있다.
유실수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조경수는 도시 경관을 개선하며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미래종묘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기술적 혁신을 통해 전통적인 농업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관행적인 묘목 생산에서 벗어나, 유럽 등 선진국의 원예종묘 기술을 도입한 ‘용기재배’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묘목의 이식 성공률을 크게 높이고, 묘목 생존율을 강화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기존 묘목 재배 방식은 묘목을 땅에서 키운 뒤 이식하는 과정에서 뿌리가 손상될 위험이 크고 이로 인해 이식 실패율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용기재배는 묘목의 뿌리가 용기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이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유럽 등 원예종묘 선진국의 사례를 연구하며 습득한 결과로 정 대표가 직접 여러 논문과 자료를 검토하고 현지 방문을 통해 배운 내용을 한국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며 완성됐다.
용기 안에서 건강하게 자란 묘목은 뿌리가 손상되지 않아 이식 성공률이 높고 이후 성장 과정에도 두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은 묘목을 구매한 후 바로 심어도 안정적인 생육을 통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정 대표는 한국농업경영인회 경주시지부 사무국장으로서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농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제안을 주도하고 있다. 또 경주시 농어업회의소 감사로 활동하며 농업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농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정 대표는 “농민단체 활동은 저에게 단순한 직무를 넘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 사명이다”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농업이 국민에게 건강과 행복을 제공하고, 다음 세대가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농촌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 동안 10살, 8살, 5살 세 아들이 태어나 그가 어렸을때와 같이 자연속에서 가족들에 둘러싸여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미래종묘와 농업회사법인 미래트리 사업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농업은 단순히 개인의 생계를 위한 산업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건강, 환경까지 책임지는 공익적 가치를 가진 산업이다”며 “농업은 자연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 많은 사람들과 이 가치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하며 미래종묘는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고 웃어보였다.
안영준기자 ayj1400@idaegu.co.kr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