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손해보험이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를 하루 앞두고 연기했다. 금융감독원이 지급여력비율(K-ICS) 등 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다. 조기상환이 관례처럼 여겨졌던 자본성 채권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2020년 발행한 '롯데손해보험 8(후)'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했다. K-ICS 비율이 150% 이상이어야 조기상환이 가능하지만, 롯데손보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기준 비율은 154.6%였으나 올해 1분기 가결산 기준으로는 더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콜옵션 행사에 필요한 신규 후순위채 발행도 무산됐다. 롯데손보는 지난 2월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금감원이 투자위험 고지 강화를 요구하면서 발행을 철회했다. 이후 자체 자금으로 상환 의사를 밝혔으나, 금감원은 계약자 보호 원칙에 따라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롯데손보 후순위채 가격은 1.96% 하락하며 투자자 불안이 반영됐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에서 콜옵션 미행사는 드문 사례로, 시장에선 2022년 흥국생명 사태에 비견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로까지 여파가 번질 수 있다"며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처럼 금융회사 자본성 증권 전반에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