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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경우, 자식들은 연로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시골집과 농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도시에서 살며 농사 한번 지어본 적 없다면 더 그럴 것이다. 각자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계실 때 미리 확인하고 챙겨봐야 한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살아온 고향 집과 땅이더라도 막상 들여다보면 부모님이 알고 있는 내용과 많이 다를 수 있다. 등기가 제대로 돼 있지 않기도 하고 경계가 다른 경우도 많다. 도로가 없는 맹지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따져 문제가 있다면 미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
먼저 토지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제대로 등기돼 있는지, 근저당이나 가등기와 같이 권리관계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부모님 단독 소유가 아니라 문중의 누군가와 공동 소유로 돼 있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미등기 토지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며 관리했을 수도 있다.
가장 흔히 문제가 되는 것이 경계와 지목이다. 지적도를 확인해 도면의 땅 모양이 현황과 다르면 측량을 해봐야 한다. 도로로 알고 사용하는 토지가 지적도상 하천 한가운데일 수도 있다. 지목이 다른 경우도 있다. 대지로 알았던 집터가 지목은 밭이거나, 밭으로 사용하는 토지의 지목이 임야인 경우도 많다. 면적도 다르다. 정확한 지목과 면적은 토지대장에서 알 수 있다.
만약 땅 모양이 세모꼴이거나 반듯하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하다면 사각형에 가깝게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인접 토지의 주인과 협의해 토지를 교환 또는 매입함으로써 땅의 모양을 반듯하고 쓸모 있게 만들 수 있다. 꺼진 부분은 복토를 하고 물길이 있다면 잘 다듬어 토양이 쓸려가는 것도 방지해야 한다. 이런 일은 부모님이 계실 때 하면 쉬운데 돌아가신 후 필요할 때 하려면 힘들다.
특히 매각을 원한다면 땅 모양을 반듯하게 해놓는 것이 좋다. 잡목을 제거하거나 간단한 복토와 절개 등도 미리미리 해놓으면 유리하다. 좀더 적극적이라면 아예 개발 인허가를 받아 공사를 한 후 매각할 수도 있다. 주의할 것은 토지 형질을 변경할 때는 목적과 개발 정도에 따라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맹지는 길을 확보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길이 있고 없고에 따라 토지 가격은 몇배나 차이가 난다. 다른 사람의 땅을 사거나 사용 승낙을 받는 방법이 있다. 부모님이 계실 때 미리 하면 수월하지만 나중에 하려면 어렵다.
하천이나 구거(도랑)를 건너야 할 경우 다리를 놓으면 땅의 가치가 몇배 올라갈 수 있다. 개인이 다리를 놓으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다른 토지주들과 협의해 공동으로 다리를 놓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토지를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물과 전기가 필요하다. 이 역시 상황에 따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시간을 갖고 인접 토지주를 만나 방법을 알아보고 지방자치단체 사업도 챙겨보는 등 미리미리 준비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다. 닥쳐서 하려면 어렵다.
만약 굴착기 등을 불러 공사할 계획이라면 심사숙고해야 한다. 당장 이용할 것이 아닌데 나중을 생각해 평탄 작업을 하고 석축을 쌓고 배관을 하면 헛돈 쓰는 일이 될 수 있다. 공사 후 제대로 관리가 안되면 순식간에 풀밭이 된다. 당장 필요하지 않다면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