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논란과 관련해 2년 전 현장조사를 벌였으나,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공정위가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2년 사이 유튜브 뮤직의 경쟁상대인 국내 음원플랫폼들의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월간활성이용자(MAU)가 평균 2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유튜브가 소비자들에게 유튜브 뮤직 구매를 강제하고, 음원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영업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했다고 판단, 2023년 2월 구글코리아 본사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7월 구글 측에 검찰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도 발송했다. 구글이 이에 대한 의견서를 회신하자, 이를 참고해 제재 수위 결정을 내릴 일만 남아있다.
◇공정위 조사 무소식 2년 새 국내 플랫폼 이용자 급감
13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뮤직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24만 1420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멜론은 677만 791명에 그쳤다.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벌인 2023년 같은 기간엔 멜론 769만 4426명, 유튜브 뮤직 579만 5476명으로 멜론이 1위 사업자였다.
멜론뿐 아니다. 다른 국내 업체들도 2년 사이 모두 감소세다. 지니뮤직은 2023년 362만 5123명에서 올해 274만 1929명으로, 플로는 232만 1184명에서 203만 6622명으로, 네이버 바이브는 126만 6232명에서 62만 6478명으로, 벅스는 41만 2977명에서 34만 1601명으로 모두 줄었다. 국산 음원 플랫폼 위기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유튜브 뮤직 성장 배경은
유튜브 뮤직 성장 비결로는 '끼워팔기' 전략이 꼽힌다. 구글은 한국에서 음원 서비스 유튜브 뮤직을 빼고 유튜브 동영상 광고 차단 기능만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단일 요금제는 운영하지 않는다. 미국, 인도, 유럽 주요 국가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보다 가격이 40~60% 저렴한 가족·학생·라이트 요금제 등을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에는 유튜브 뮤직만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요금제, 유튜브 뮤직에 광고 제거 기능을 더한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을 결합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 등 2가지만 존재한다. 이용자들은 유튜브 뮤직이 필요없음에도 광고를 보지 않고 유튜브를 보기 위해선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매해야 한다. 구글이 유튜브 뮤직을 강제해 다른 경쟁 음원 사업자와의 공정한 시장 경쟁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주요국 출시…韓 또 빠져
구글은 이달 초 반값 요금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미국, 호주, 독일 등에 출시했다. '프리미엄 라이트'는 기존 유튜브 프리미엄에서 유튜브 뮤직, 백그라운드 재생, 동영상 다운로드 기능을 제외한 상품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국에 한국이 또 제외되며 공정위 제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미국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심한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저렴하고 다양한 유튜브 멤버십을 운영 중이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단일 상품만 운영한다”며 “유튜브 뮤직이 독점사업자가 되면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