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소매에 공들였지만 美 압박에 스타링크·아마존 등 기업과의 경쟁 격화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수익성 악화 우려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인도 정부가 관세를 낮추거나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경우 인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하면서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대기업은 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다양한 수준의 보호를 누리고 있다"며 "대다수 부문이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한 인도 정부의 양보로 위험에 처해 있지만 특히 암바니가 구축한 제국이 비정상적으로 취약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릴라이언스 리테일과 지오 플랫폼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의 소매 및 통신 부문 자회사다. 릴라이언스 그룹은 2020년 이후 500억 달러(약 72조 6000억원)를 쏟아부을 정도로 이들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릴라이언스의 소매 및 통신 사업 미래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인도 진출을 노리고 있고, 높은 관세 등이 미국 기업의 인도 진출을 방해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과 월마트에 불리한 인도 정책의 수정을 압박할 경우 릴라이언스의 입지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아마존 등 미국 플랫폼은 인도의 외국인 투자 규제로 인해 자체 재고를 보유하거나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할 수 없다"며 "수백만 개의 소규모 상점 보호 목적으로 마련됐다는 이들 규제는 릴라이언스 같은 인도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릴라이언스는 1만 9000개 이상의 매장 외에 식료품 온라인 주문·배달 플랫폼인 지오마트를 보유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협상가들이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인도 정부의 약속을 얻어낸다면 암바니의 우위가 약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릴라이언스는 오랜 '성장 축'인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미국산 원유 등 에너지 수입 확대를 원하고 있는가운데, 러시아산 원유보다 배럴당 7~8달러 비싼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게 되면 기업의 정제 마진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 모듈·에너지 저장 배터리 등에 9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신에너지에 대한 투자 전망이 악화한 것 등도 릴라이언스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