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전역에서 산불이 잇따르며 인명 피해와 대규모 대피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며 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AP·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에서 11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산불로 한 남성이 전신 98% 화상을 입고 숨졌다. 스페인에서는 카스티야, 레온, 안달루시아, 갈리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불이 나 수천 명이 대피했다.
이웃 포르투갈에서도 리스본 북동쪽 약 350㎞ 떨어진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700명 이상의 소방관이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북부 지역에서도 소규모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에서는 수도 포드고리차 북쪽 산지에서 산불 진압 중 물탱크 트럭이 전복돼 군인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100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한 그리스는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스 소방당국 대변인 바실리스 바트라코기아니스는 “EU 민방위 메커니즘을 통해 물 폭격기 4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는 지난주부터 시속 최대 88㎞에 달하는 강풍이 불며 아테네 남쪽 산불을 키워 이미 1명이 사망했다. 강풍은 1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당국은 자킨토스 섬과 펠로폰네소스 아카이아 지역 등 서부 그리스 일부를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지목했으며, 약 20개 마을 주민이 대피했다. 경찰은 서부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불이 난 점에 주목해 방화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그리스에서만 2만2000㏊ 이상이 불에 탔다.
산불에 더해 폭염도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날 전국 14개 데파르트망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외 지역 대부분도 주황색 경보 상태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서부 해안을 제외한 전역에서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았으며, 남부 지역은 40도를 넘겼다. 폭염은 13일 다소 완화돼 적색경보 지역이 5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16개 도시와 스페인 전역 17개 주에도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최고 44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도 12∼13일 런던을 포함한 남부 지역에서 기온이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폭염은 지난 6월 말에 이어 올여름 두 번째로 찾아온 것으로, 18일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