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가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에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투자한다고 직접 밝히며 ‘AI 초강대국’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도 2조 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규모 자체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미해 글로벌 AI 경쟁에서 낙오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3사가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최소 5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10만 개 이상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1000억 달러를 바로 투자하고 나머지 4000억 달러를 향후 4년간 투자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엘리슨 회장은 “텍사스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며 “미국 내 다른 지역에도 건설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AI에도 ‘메이드 인 USA’를 적용해 미국 주도의 AI 시대를 열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반면 우리 정부는 22일 2조 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1조 원 규모의 자금도 투입해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착수하고 AI 스타트업과 성장 기업을 위한 정책펀드를 올해 8100억 원 목표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미국 등에 비해 AI 경쟁력이 크게 뒤처진 데다 투자 규모 역시 턱없이 작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펜타닐을 멕시코·캐나다에 보내고 있다”며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으며 시점은 아마 2월 1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다음 달 1일부터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중국으로 타깃을 넓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세금을 매기는 국가의 기업이나 시민에 대해 미국 내 세율을 두 배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다국적기업의 세금 회피 방지를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마련한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에서도 탈퇴하겠다며 미국 기업에 불공정하게 과세하는 국가에 ‘보복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역시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